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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16 조회수 : 691

7월16일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이사야 26,7-9.12.16-19
마태오 11,28-30 
 
​‘나’라는 멍청한 자기운영 체계에서 벗어나는 법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각자의 운영체계에 의해 움직입니다.
기러기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먼 곳을 여행하고 꿀벌은 꿀을 찾으며 개미는 여왕을 위해 일합니다.
각자의 운영체계에서 벗어나면 모든 생물은 생존의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인간도 처음에는 이 생존체계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러나 그 생존체계가 강하게 나를 지배할수록 인간관계가 힘들어집니다.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면 행복이 깨집니다.
모든 행복은 관계에서 옵니다. 
 
우선은 인간의 이전 자기운영 체계를 벗어던져야 함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식 폴더폰만을 고집한다면 스마트폰의 체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유식만 먹으려 한다면 맛있는 음식은 맛볼 수 없습니다.
이전 체계의 불편함을 알아야 새로운 체계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사람이 더 행복할까요, 아니면 동메달을 딴 사람이 더 행복할까요?
미국 코넬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1992년 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가졌던 NBC의 중계자료를
분석했습니다.  
 
메달리스트들이 게임 종료 직전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감정을 분석하는 연구였습니다.
분석이 가능했던 23명의 은메달리스트와 18명의 동메달리스트 표정을 보고 결정적인 순간에 이들의 얼굴이 비통에 가까운지, 환희에 가까운지
10점 만점으로 평점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겪는 감정을 분석했습니다.
분석결과 동메달리스트의 행복점수는 10점 만점의 7.1로 나타났습니다.
은메달리스트의 행복점수는 4.8이었습니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의 인터뷰 내용도 분석하였습니다.
분석결과를 보면 동메달리스트의 인터뷰에서는 만족감이 더 많이 표출되었고, 은메달리스트의 인터뷰에서는 ‘아쉽다’라는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왜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덜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나를 지배하는 시스템 때문입니다.
이 자아라는 시스템은 ‘비교’를 좋아합니다.  
 
남과 비교하게 만들어야 인간을 더 자신의 노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리스트와 자신을 비교하고, 동메달리스트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과 자신을 비교합니다.
우리는 이런 어리석은 시스템에 지배받으면서도 그것이 행복인 것처럼 당연히 지배당하며 살아갑니다. 
 
‘나’ 중심적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온전한 인간관계를 할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가 잘 되려면 상대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어야 하는데 ‘나’라는 시스템은 자기 우선으로 생각하게 만들기에 이기적 인간이 되게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에서는 이런 실험을 하였습니다.
대학생 두 명을 한 조로 짝지어서 한 명에게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려서 어떤 노래를 연주하게 하고 다른 학생은 그 연주가 끝나면
그 노래 제목을 맞추게 한 것입니다. 
 
노래를 손가락만을 두드려서 연주한 학생에게 연주가 끝난 후 상대가 자신이 연주한 노래의 제목을 알아맞힐 확률을 적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평균 50% 이상은 알아맞힐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들은 사람이 제목을 알아맞힌 결과는 2.5%였습니다.
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참조: ‘프레임’, 최인철, 유튜브 채널 ‘책한민국’] 
 
 
나를 지배하는 자기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직 생존만을 위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나를 모기로 만듭니다.  
 
나를 살게 하도록 이웃의 피를 빠는 존재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시스템에서 우리를 해방하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주 단순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우선 이전의 시스템이 고생스럽고 무거운 짐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아를 나로 믿어버렸기 때문에 그 시스템에 지배를 받았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다른 시스템에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소가 주인이 없다면 잡아먹힙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멍에를 매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리스도임을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면, 우리도 그렇습니다.
그분이 내 안에 들어와 사시고 곧 나의 나가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믿으면 베드로처럼 물 위를 걷는 시스템을 장착하게 됩니다.  
 
마음을 온유하고 겸손하게 갖기 위해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가 나 자신이라고 믿었듯이 내가 그리스도라고 믿어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단순히 그리스도인이 된 것뿐 아니라 우리가 그리스도 자신이 된 것을 기뻐하고 감사드립시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우리의 머리로 보내 주신 이 은혜를 이해하십니까-
놀라고 기뻐하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가 된 것입니다.
사실 그분은 우리의 머리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지체이기 때문에 그분과 우리는 온전히 한 인간입니다.” 
 
어떤 나라들의 장기기증 비율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평균 60%나 높습니다.
그 이유는 그 나라의 시스템은 장기기증을 하는 시스템이고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지 않겠다고 신청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하지 않는 시스템이고 하고 싶다면 신청해야 합니다.
그래서 장기기증 신청을 받는 나라들은 20%가 장기기증을 한다면, 하기 싫은 사람이 신청하는 나라는 80%가 되는 것입니다. 
 
각 나라에 사는 사람은 그 나라의 시스템 때문에 특별한 노력도 없이 이웃에게 자신의 장기를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
내가 어느 나라 시민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나라고 믿는 사람과 내가 그리스도라고 믿고 그리스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멍에로 메었다고 믿는 사람과는 천지 차이가 납니다.  
 
그분은 이제부터 뱀인 자아가 나가 아니고 당신이 나임을 믿게 하시기 위해 살과 피로 우리 안에 들어오셨습니다.  
 
‘나’라는 멍청한 자아의 운영체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나는 나다’라며 오시는 그분이 진정한 나요, 나의 운영체계임을 믿는 것뿐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그리스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미 바뀌었습니다.
믿고 사용하기만 하면 안식을 얻으실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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