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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6-14 조회수 : 572

6월14일 [성체 성혈 대축일] 
 
신명기 8,2-3.14ㄴ-16ㄱ
1코린토 10,16-17
요한 6,51-58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성체가 양식이 된 것이다 
 
오늘은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성체 성혈은 생명의 양식이고 생명의 음료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하지 “일용할 음식을 주시고”라고 하지 않습니다.  
 
분명 양식과 음식이라는 단어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성체를 음식으로 먹고 어떤 이들은 양식으로 영합니다. 
 
그렇다면 음식과 양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부담스럽지 않으면 음식이고 부담스러우면 양식입니다. 
음식을 돈 주고 사 먹으면 부담스럽지 않지만 누군가가 거저 주면 왠지 부담스럽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가 우리 양심 안에 새겨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기들은 부모가 주는 음식을 당연한 듯이 먹습니다. 
이때까지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의식이란 것이 생기면서 부모가 주는 음식도 공짜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무언가로 보답을 하려 합니다. 
이때부터는 양식이 됩니다. 
 
우리에게 성체는 음식인가요, 양식인가요? 
성체를 당연한 듯이 영하며 그것을 주시는 분께 부담스럽지 않다면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영혼 구원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체를 영할 때마다 황송하고 부담스러우면 양식이 된 것입니다.
양식을 먹으면 상대의 기대를 그 대가로 채워줘야 합니다. 
성체가 양식이 되어야만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도 가장 빈민촌에 속하는 카트웨. 이곳은 사람들이 각종 오물과 배설물들을 버릴 정도로 더럽고 낙후된 지역이었고, 음식물을 구하기 매우 어려웠어서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가족과 함께 집 없이 사는 무테시라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오빠는 우연히 길을 걷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합니다. 
한 선교사가 체스를 가르치고 있었고 “자네가 이걸 배운다면, 먹을 것을 주지!”라고 말했습니다.  
 
오빠는 동생도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 무테시를 데리고 왔습니다. 
무테시는 단순히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체스를 시작했지만, 점점 그녀의 천재적인 체스 실력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체스를 배운지 겨우 6개월 만에 체스 교실의 실력자들을 모조리 꺾습니다. 
 
선교사는 그녀를 체스 선수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집도 없고 밤에 책을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실력을 더 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선교사는 축구 게임 등을 해서 돈을 땁니다. 
그 돈으로 무테시를 위해 경기 출전자금을 마련합니다. 
무테시의 엄마는 결혼 때 입은 가장 아끼는 옷을 팔아 밤에도 체스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등유를 삽니다. 
그리고 나가게 된 수단에서 열린 ‘우간다 여성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14살 무테시는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가난한 삶을 극복할 만한 상금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마취도 못 하고 수술을 받게 되고, 홍수 때문에 거처의 모든 것이 떠내려갔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와 선교사의 노력은 멈추지 않습니다. 
수천 번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들의 노력을 보면서 무테시는 끝까지 버텨냈고 
곧 국제 체스대회에 참가합니다.  
 
러시아에서 열린 국체 체스대회에서 무테시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됩니다. 
어머니와 코치 선생님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입니다. 
 
피오나는 선교사 코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전 옥수수를 파는 애예요. 그건 할 줄 안다고요. 마스터는 못 될 거예요. 
여기도 오면 안 됐어요. 차라리 체스를 안 가르쳐 주셨다면 좋았을 거예요!” 
 
코치는 말합니다.
“이 자리가 네가 있어야 할 자리야!” 
 
그러나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동아프리카 수도 공사에서 코치에게 엔지니어링 감독관 자리를 제안한 것입니다. 
그러나 노숙자 무테시를 위해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피오나는 다시 힘을 냅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체스 여왕에 등극하고 체스 마스터가 됩니다. 
체스 마스터가 되면 연맹으로부터 계속 돈을 받게 됩니다. 
 
“상금으로 무엇을 하실 건가요?”
그녀는 말합니다. 
 
“우선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릴 거예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겁니다.” 
 
그녀는 현재 고향에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체스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녀의 이야기는 영화와 책으로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힘들고 어려울 때면, “저는 보잘것없는 인간에 불과해요. 더는 버텨낼 수 없어요. 
전 여기서 그냥 주저앉을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예수님은 당신 살과 피를 양식으로 주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넌 보통 인간이 아니야. 네 안에 내가 머물잖아. 보통 인간은 포기하겠지만, 네 안엔 하느님이 계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것이 없어. 이걸 믿으라고 내 살과 피로 네 안에 머무는 거야.” 
 
이것을 믿게 된다면 진정 성체성혈이 생명의 양식과 음료가 됩니다. 
양식 안에는 주는 사람의 ‘기대’가 담겨 있기에 음식과 구별됩니다.  
 
양식은 부담스럽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처럼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도 평범한 인간이 아닌 하느님의 가족으로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면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양식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기억합시다. 
내가 영하는 성체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몸소 양식이 되셨음을.그리고 믿읍시다. 
내 안에 하느님께서 계시니 모든 것을 할 수 있음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어야 성체를 양식으로 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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