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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28 조회수 : 605

5월28일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복음: 요한 17,20-26 
 
<하나가 되는 법, 희생>
 
2 차대전 때 일본군은 태국에 콰이강에 다리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동남아를 모두 점령하려는 전략 가운데 가장 큰 계획으로 군사와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일본군은 영국군 포로를 이용, 콰이강의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군은 중요한 장비를 잃어버렸습니다.
일본군은 영국 포로들이 조직적으로 작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포로들을 연병장에 집합시켜 놓고 총부리를 들이대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장비를 숨긴 자는 자수하라.
만일 셋을 셀 때까지 자수하지 않으면 모두가 총살이다.
하나, 둘… 셋을 외치려는 순간 한 병사가 앞으로 나서며 “내가 숨겼습니다. 강물에 던져버렸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순간 즉석에서 총성이 울리고 그 포로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었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일본군 창고에서 그 장비가 발견되었습니다.
일본군이 그곳에 잘 간수해놓고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삽니다.
사랑이 곧 성령이십니다.
그러면 사랑해주는 사람은 성령을 통해 내 안에 들어와 살게 됩니다.  
 
아버지께서 아드님 안에 들어와 사시고 아드님이 우리 안에 들어와 사시는 것이 이런 원리입니다.  
 
하느님은 이렇듯 당신 스스로 사랑하지 않고 당신이 지니신 사랑으로 사랑하십니다.
요한복음 장은 온통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믿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께 성령님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버지의 ‘이름’과 ‘영광’, ‘모든 것’ 혹은 ‘생명’이 바로 성령님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랑’이 곧 성령님이심을 밝히십니다.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쏟아주시도록 청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성령님이 임하시면 곧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잉태되시기 때문에 아드님도 또 하느님 아버지도 함께 사시게 됩니다.  
 
그런데 성령은 예수님의 피와 물, 곧 죽음으로 우리에게 주시는 ‘희생’입니다.
다시 말해 한 몸이 된다는 것은 희생으로 그 사람의 마음 안에 들어가 산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살듯이 세상 사람들도 우리 희생으로 살아야합니다.
저는 톤즈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한 브라스 밴드가 이태석 신부님 이름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고는 아직도 그분은 그들 마음 안에 사시고 계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인디애나 주의 어떤 시골마을에 뇌종양(brain tumor) 병을 앓고 있는 소년 브라이언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병으로 브라이언은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수술을 받은 후에 그는 방사선 치료 때문에 머리가 다 빠졌지만 조금씩 회복되어 학교에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학급에 몇명 정도 밖에 안되는 시골학교였는데 드디어 브라이언이 학교에 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브라이언이 학교에 오기 전, 반 친구들은 그가 머리털이 하나도 없는 모습으로 오리라는 것을 알고 서로 연락해서 중요한 결정을 했습니다.
그 결정은 그들의 사랑하는 친구인 브라이언이 자존심을 다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브라이언이 고통 속에서도 당당히 학교에 계속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 아이들 전체가 머리를 모두 밀기로 한 것입니다.
브라이언의 수업 첫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보니 브라이언뿐만 아니라 반 학생들 모두가 머리를 밀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머리를 깎은 이유를 알아차린 선생님은 교단에 서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친구들도 같이 울었습니다.

아이들은 받아들임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하나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도 하나가 되는 방법을 말씀하십니다.
누구든 사랑을 받으면 그 사랑해 주는 사람은 그 사랑을 통해서 그 사람 안에 살게 됩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브라이언의 마음 안에 반 친구들이 살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브라이언은 자신을 위해 머리를 밀어준 친구들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해 모두 하나가 되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그러나 내 자신을 먼저 찾으면서 어떻게 이웃과 하나가 될 수 있겠습니까?  
 
희생하는 만큼만 우리 존재가 희생으로 변해서 상대의 마음 안에 들어가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에 대해서만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닮았다고 칭찬해 주실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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