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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5-19 조회수 : 594

5월19일 [부활 제6주간 화요일] 

 
사도행전 16,22-34
요한 16,5-11 
 
성령을 받으면 어제의 내가 끔찍하게 보인다

마리아 고레띠는 1890년 10월 16일, 이탈리아 앙코나 부근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마리아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가정 일을 도와야 했습니다. 
네뚜노라는 동네로 이사를 하였을 때 아버지가 과로로 돌아가셨고 마리아는 어머니까지 위로하면서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했습니다. 
 
마리아는 거짓말을 털끝만큼도 하지 않았으며 어머니께 겸손하게 순종하였고 매일 저녁 가족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성모 신심이 강해지면서 정결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묵주기도를 바치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마리아는 10개월이 넘게 첫영성체 교리를 틈틈이 받아 그리스도의 몸을 영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마리아가 일해 주는 가족 중에 알렉산더라는 이름을 지닌 20살 난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단순한 욕정으로 마리아를 탐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알렉산더는 기회를 노려 마리아가 혼자 남게 되자 그녀를 껴안았고 마리아는 강하게 뿌리쳤습니다. 
어머니에게 말하면 모두 죽여 버린다고 무섭게 협박하고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날,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은 못 하고 어머니께 함께 있어 달라고 간절히 애원했지만, 어머니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마리아를 집에 혼자 남겨놓습니다.  
 
이미 알렉산더는 이번에도 자신을 거부하면 죽여 버리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칼을 들고 마리아를 주방으로 끌고 갔습니다. 
 
마리아는 “안돼, 안돼! 하느님이 원치 않아요, 그렇게 하면 지옥에 가요!” 하고 외쳤습니다. 
화가 치민 알렉산더는 거부하며 쳐든 손바닥을 시작으로 마리아의 몸을 십수 번을 찔렀습니다. 
마리아는 20시간 동안의 큰 임종 고통을 겪으면서도 어머니를 위로하고 가족을 걱정했습니다.  
 
종부성사를 주시는 신부님은 고레띠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이 강도에게 하듯이 너도 살인자를 용서하겠느냐?”
“예, 신부님 그를 용서합니다. 하늘나라에서 그의 회심을 위해 기도하겠어요. 
그 사람도 저와 같이 낙원에 머물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숨을 거두기 전, “어머니, 아름다운 부인이 서 계신 것이 보여요.”하고 말했습니다. 
 
알렉산더는 30년 형을 받고 감옥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완강하게 저항하였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고레띠는 그의 꿈에 나타나 그에게 백합꽃을 전해 주었고 그 환시를 본 후 알렉산더도 회개하고 모범적으로 살다가 풀려나와서는 고레띠의 어머니 
아쑨따를 찾아가 무릎을 꿇게 사죄를 청했습니다. 
 
어머니는 “마리아 고레띠가 너를 용서했으니 나도 너를 용서한다.”라고 하며 함께 영성체하였습니다. 
알렉산더는 이후 카푸친 수도원의 정원사로 조용히 나머지 생을 보속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죽기 얼마 전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그릇된 길을 가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청합니다. 
나처럼 죄악에 빠지지 않도록 게으름에서 도망치십시오. 그리고 열심히 기도하십시오.” 
 
성령은 내가 찌른 누군가의 ‘피’로 나에게 오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죽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온전히 성령님을 내어드릴 수 없습니다. 
성령님은 나의 옆구리를 뚫고 이웃에게로 나아가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죽음으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십니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피라고 보아도 무관합니다. 
따라서 성령을 주시는 분은 내 앞에 살아계신 것보다 보이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보내시기 위해 돌아가셨음을 내가 믿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찌른 분으로부터만 성령께서 나에게 힘을 발휘하십니다. 
이런 의미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이렇게 성령을 받아 새로 태어나면 정말 이전의 삶이 끔찍하게 보입니다.
이전의 삶 자체가 죄였음이 보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성령을 받으면 어떻게 시각이 바뀌는지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시각이 변화됩니다. 
여기서 ‘세상’이라고 하면 아직 성령으로 새로난 사람들이 아닌 모든 이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죄 속에 살면서도 자신들의 행동으로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깁니다.  
 
알렉산더도 고레띠로부터 백합을 받지 않았다면 여전히 자신이 억울하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를 의롭게 만드는 것은 그가 30년 동안 감옥에서 받는 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이 사실을 안다면 행위로가 아니라 오로지 그리스도의 피로써만 의로워짐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을 믿지 않는 것이 죄이고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보이지 않으셔야 함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의로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 자체가 이미 심판받은 것임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의미로 성령을 받기 이전의 자기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상태였음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나도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시각이 바뀌었는지 살펴야합니다. 
 
박보영 목사가 길거리 아이들을 씻기고 입히고 한 달 정도 지난 뒤 그들의 옷을 다시 입혀본다는 것을 강의를 통해 들었습니다. 
이런 행위는 성령을 받아본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자신도 병원장으로 잘 나가며 타락한 삶을 할 때가 구토가 나올 것처럼 끔찍하게 보였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렇게 가르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령을 받으면 이전의 자기 자신이 죄 자체였고 의로울 수 없는 상태였으며 이미 지옥에 가도록 
심판받은 상태였음을 명확히 볼 수 있게 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타락한 삶을 살다가 자신을 좇아오는 여인에게 그녀가 알던 자신은 
이미 죽었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성령을 받은 모든 이들은 성령을 받기 이전의 자신의 상태가 끔찍한 죄 자체였음을 압니다. 
그래서 절대 그 뒤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주님의 공로로만 구원됨을 알기 때문에 누구도 심판할 권한이 없음도 압니다. 
이것이 성령을 통해 우리를 변화시키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하늘로 가셔서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어제의 내가 죄 자체였음이 보입니까? 그러면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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