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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14 조회수 : 632

3월 14일 [사순 제2주간 토요일] 
 
​먼저 성령의 배고픔을 느껴봐야 회개할 수 있다 
 
고 채충석 요셉 형제는 서울대교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교왕이었습니다. 
1998년 공덕동 본당 신자일 때 선교 대상을 받았었는데, 그분은 무려 7개월 동안 700여 명을 입교시킨 적도 있습니다.  
 
그 후로도 꾸준히 선교하여 10여 년 동안 무려 3,000여 명 이상을 입교시켰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채 요셉 형제는 처음에 불교신자였고 아내는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제법 큰 사업을 경영하다 사기를 당해 한순간에 삶이 무너졌습니다.  
 
매일 술로 울분을 달랬고 세상을 원망하며 지냈습니다. 
몸이 망가져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생존확률이 반반이라고 했습니다.  
 
신앙이 두터웠던 아내는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에게 기도를 청했고, 본당의 신자들을 찾아다니며 백방으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도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수술하지도 않았는데 거짓말처럼 완치된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하느님을 믿게 되었고, 
주신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보답하기에는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본당 선교분과장을 맡아 선교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선교왕들은 선교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마치 서울대 들어간 학생이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이유는 선교왕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선교하려고 하지 않고 
성령의 힘으로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채 요셉 선교왕도 ‘기도’를 강조합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선교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선교도 성령과 함께 성령의 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하지 않기에 힘들지 않은 것입니다. 
채 요셉 형제는 한 시간 기도하면 세 시간만 선교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기도 시간에 오시는 성령의 힘이 정확히 언제쯤 사라지는지 아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기도할 시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굶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양식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기도를 굶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합니다. 
이런 자세가 회개한 그리스도인의 자세입니다. 
 
오늘 복음은 ‘돌아온 탕자’의 유명한 내용입니다. 
돌아온 탕자는 ‘회개’한 세리와 죄인들의 상징이고, 아버지 곁에서 종처럼 평생을 봉사한 형은 회개할 줄 모르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상징입니다. 
 
탕자는 아버지의 유산으로 살 때에는 그것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산이 다 사라지자 돼지 밥으로라도 자신의 배를 채우려 했습니다.  
 
반면 형은 아버지 곁에서 항상 배고픈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께 인정을 받은 아들은 첫째가 아니라 둘째였습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둘째와 같이 회개한 사람들입니다. 
미사와 기도를 할 수 있었을 때가 그리워 지금의 이 시간이 매우 힘겹습니다. 
따로 단식하지 않아도 너무 허기가 져서 유튜브로라도 미사를 하고 강론을 듣습니다.  
 
이렇게 회개한 신자들은 다시는 양식을 주시는 아버지를 떠나는 일이 없습니다. 
양식을 먹지 못하는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첫째 아들처럼 회개하지 않은 이들은 매일 미사를 하고 매일 기도를 해도 
그 힘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들은 미사를 하지 못하는 지금과 매일 미사를 할 수 있었을 때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같은 기도를 하고 미사를 해도 어떤 이들은 그것을 삶의 에너지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자신이 그렇게 열성적인 사람임을 보이기 위해 다니기도 합니다.  
 
기도는 성령의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신앙생활과 봉사 생활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느님께 인정받지 못합니다. 
 
회개하려면 단 5분 기도하더라도 그 힘을 느껴야 합니다. 
성령의 힘이 언제쯤 소진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성령의 에너지를 측정할 수 있는 계기판이 있어야 합니다. 
그 계기판이란 바로 자신의 ‘기분’입니다.  
 
행복하면 성령의 에너지가 충만한 것입니다. 
불안해지기 시작하면 하느님의 양식이 소진된 것입니다.  
 
아버지가 첫째 아들에게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라고 말하듯 성령의 에너지는 나의 기분으로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이 유산으로 살아보지 않으면 그 배고픔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회개도 일어날 수 없습니다. 
기도를 통해서만 행복할 수 있음을 느낀 경험이 있어야 회개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회개도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은총만으로 참으로 행복하고 힘이 넘치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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