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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04 조회수 : 563

3월 4일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자신을 부정하기를 원치 않으면 표징이 소용없다 
 
코로나19의 20대 확진자가 53명에서 일주일새 1,235명으로 폭증하였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신천지 신도 중 상당수가 20대이기 때문입니다.
30대부터는 40대, 50대, 60대 대부분 확진자가 약 500명 수준인 것을 보면 젊은이에 대한 신천지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젊은 대학생들이 그런 곳에 빠져서 가출까지 해가며 신천지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도 하느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와 비슷한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부정할 수 없어 옛 삶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이비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사이비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젠 쪽팔려서 못 나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럴 때는 아무리 많은 표징을 줘도 소용이 없습니다. 
 
신천지에 있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그 이전의 삶을 영화 “트루먼쇼”와 비교합니다.
트루먼쇼는 트루먼이라는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한 섬에 마련된 아주 큰 세트에서 자랍니다.
자기 외에는 모두 연기자들입니다.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직장동료들도 다 연기자들인 것입니다.  
 
그러니 성장해서도 그 삶이 진실인줄 압니다.
도처에 그 모든 것이 가짜라는 표징이 있고 누군가 그 삶이 속는 것이라고 말해주어도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온통 부정할 수가 없어서 그냥 그 표징들을 무시합니다.
과거의 자신을 부정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표징이 필요 없습니다. 
 
신천지에서 나온 한 청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천지 교회에 입성하기 전 센터 교육을 마쳐야 하는데 7개월 동안 주5일로 진행됩니다.
그 외에도 계속 다양한 활동이 생기기 때문에 친구들에게는 못 만난다며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정신 차리고 보면 신천지 관련인 말고는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
신천지에서 나오려면 큰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수년간 쏟은 노력을 모두 부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조: ‘확진자 30%가 20대. 그들은 왜 신천지에 빠졌나’, 박고은 기자, 노컷뉴스, 2020.03.03] 
 
예수님은 “표징을 요구”하는 세대가 “악한 세대”라고 정의하십니다.
악하다는 이유는 변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표징이 없어서 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핑계대기 때문입니다.  
 
마귀가 자신을 부정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하느님께 “당신이 나에게 해 준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악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부정하고 싶지 않으면서 다른 핑계만 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요나는 물고기 속에서 사흘을 버티다 나와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를 선포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자루 옷을 입고 잿더미 위에 앉아서 용서를 바랐습니다.


무슨 용서를 바랐던 것일까요?
자금까지 자신 맘대로 살아온 것에 대한 용서입니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자신들의 모습을 부정할 용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남방 여왕의 예도 드십니다.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매우 먼 걸음을 했습니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록 한 왕국의 여왕이지만 그 삶으로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를 가진 사람을 찾아와 자신의 삶도 그 지혜를 가진 사람답게 변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솔로몬보다 크시고 요나보다 크신 분이십니다.

그런데도 계속 표징을 요구하는 것은 표징이 없어서가 아니라 변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악한 것입니다.  
 
나로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고 주님께 순종하여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표징은 찾으려고만 하면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신학교에 늦게 들어갔습니다. 25살 이전까지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하여 1학년이 시작하기 전에 피정을 하는 도중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기억나는 모든 것을 써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태어날 때부터 주님은 멈추지 않으시고 저를 부르시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돈 많이 벌고 결혼하는 것을 행복으로 믿고 살았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거부하고 있었던 것뿐입니다.


그리고 가끔 부르심을 느낄 때는 표징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의 삶이 행복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표징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것이 악한 것입니다.


자기를 부정하고 그리스도로 사는 것이 행복으로 여겨지기 전까지는 우리도 끊임없이 표징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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