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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03 조회수 : 603

3월 3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주님의 기도는 다른 것도 청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3대 독자라고 오냐오냐 키운 버릇없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은 모든 게 자기 마음대로였으며, 말 그대로 천방지축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안되겠다 싶어서 이제부터는 아들에게 엄하게 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잠시 후, 아들이 집을 나서려고 하자, 엄마는 무서운 눈초리와 말투로 다그쳤습니다. 
 
“너, 어디 가니?” “나 가고 싶은 데!”
“그럼 언제 돌아오는데?” “오고 싶을 때!”
그러자 잠깐 머뭇거리던 엄마가 말했습니다. 
 
“좋아, 하지만 단 1분이라도 늦으며 혼날 줄 알아!” 
 
자녀를 천방지축으로 내버려두는 것이 결코 좋은 엄마라고는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녀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훈육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도 우리가 당신 자녀의 올바른 자세로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준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느님께 무언가를 청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로만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전혀 그렇게 믿지 않고 살 수도 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녀란 기본적으로 어떠해야 하는지 주님의 기도를 통해 알려주십니다. 
 
가장 단순한 질문입니다.
“당신의 아버지는 누구입니까?”라고 사람들이 물을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항상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어야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십니까?”라고 물을 때 항상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대답해야합니다.
자신의 영광을 위해 산다면 스스로 자녀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으십니까?”라고 할 때,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참다운 자녀는 부모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삼습니다.
하느님 나라란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의로움과 기쁨과 평화입니다. 
 
“당신은 누구의 종입니까?”라고 물을 때,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라고 대답하며 우리는 항상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하는 신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의 뜻을 더 우선하는 자녀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지위를 잃게 됩니다. 
 
“당신은 삶의 에너지를 어디서 얻습니까?”라고 하면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는 말씀과 성체, 즉 진리와 은총의 힘으로 삽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양식인 것입니다. 
 
“당신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때,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하느님 본성이 사랑이신데 같은 본성을 지닌 자녀가 이웃을 미워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 유혹을 이길 힘을 청합니까?”라고 물을 때는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말해야합니다.  
 
하느님 자녀는 겸손해야 합니다. 유혹에 빠져서 이길 힘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유혹거리를 미리미리 끊어 유혹에도 빠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청해야합니다. 
 
“그러면 당신에게 악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때, 오상의 비오 성인처럼 “내 자신이 악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합니다.  
 
“악에서 구하소서.”의 악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그분이 참으로 나의 주인이 되시려면 이전의 나는 십자가에 죽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로 내 자신을 살펴보고 진정 주님의 기도만으로 충분하다면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통해 자녀로 인정받았으니 그 다음부터 청하는 것은 모두 주님께서 들어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넘지 못하면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며 아무에게나 이것저것 청하는 이상한 아이가 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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