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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27 조회수 : 602

2월 27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이웃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면 착각의 십자가다 
 
‘news1’의 정민재 기자가 “곳곳서 드러나는 ‘신천지 거짓말’.
코로나 조기 종결에 치명타”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신천지 신도들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거나 거짓말 등으로 코로나19를 잡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 본문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26일 서울 서대문구에 따르면 대구에서 거주 중인 신천지 신도이자 코로나19 111번 확진자 A씨가 서울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을 받은 뒤
역학조사팀에 거짓 진술을 했다. 
 
A씨는 서울시 역학조사에서 신용카드 영업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가좌보건지소와 북가좌1동 주민센터만을 방문, 이곳 직원들과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는 진술 외 추가 동선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의 진술 외 북가좌2동, 남가좌2동, 홍은2동주민센터 등 3곳을 추가로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날에는 경기 용인시의 첫 확진자이자 신천지 신자인 B씨가 ‘대구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했던 것이 B씨의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조회 결과 거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대구 서구보건소의 감염 예방 업무를 총괄하는 감염예방의약팀장 C씨가 자신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임을 숨긴 채 근무하다 확진자로 판명되기도 했다.
C씨는 격리 통보 전까지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복음의 핵심은 ‘내가 죽고 그리스도로 사는 것’입니다.  
 
십자가로 참 그리스도교와 그렇지 못한 가짜 그리스도교를 분간할 수 있습니다.
분명 신천지 교인들도 지금 십자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고통을 참아낸다고 다 십자가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정수는 내가 죽는 것만이 아니라 그리스도로 사는 것에 있습니다.
이웃을 위해 내 피를 내어주는 목적이 빠지면 그 십자가는 착각에 불과합니다. 
 
만약 병을 앓고 있는 어떤 사람이 “다 십자가로 생각하고 참고 살아야지요.
이런 병도 십자가로 생각하고 견뎌야죠.”라고 한다면 정말 십자가를 진 것일까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평소 너무 많이 먹고 불규칙한 식사 생활로 인해 위장병이 생긴 것이라면 말입니다.
자신이 몸 관리를 잘 못하고 음식에 지나친 탐욕을 부리다가 얻은 병을
십자가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 안에는 이웃을 위한 희생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죽이지 못하여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인 것입니다. 
 
혹은 어떤 사람이 “저는 이 가난을 십자가로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그 십자가가 옳은 십자가일까요?
만약 그 사람이 방탕하고 사치하고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라면 그것은 십자가라 착각하는 것이지 참 십자가가 아닙니다.
십자가의 목적은 항상 이웃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탓으로 가난한 것은 오히려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고통을 참아낸다고 다 십자가가 아니라, 그 고통이 이웃을 위한 것일 때 참 십자가가 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무엇이 우리 생명인지 명확히 알려주십니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 
 
하느님께서 생명이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모셨으면 영원한 생명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문제는 하느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채로 우리에게 오신다는 것입니다.
십자가 없이 예수님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내가 너희를 위해 피를 흘린 것처럼, 너희도 이웃을 위해 피를 흘려라!”는 뜻과 같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고통을 견뎌낸다고 다 십자가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굳이 당하지 않아도 되는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 때 그것이 참으로 생명의 십자가가 됩니다.
우리 등엔 생명의 십자가가 지워져있어야 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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