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생명의 양식의 열매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한 몸이라는 믿음이다
하루에도 120번의 발작을 일으켜 모든 의사들이 수술을 포기했던 한 악성 뇌암환자의 수술을 성공시켜 ‘신의 손’이라 불리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의 벤 카슨 박사입니다.
그가 세계 최초로 샴쌍둥이 분리수술을 성공시킨 인물입니다.
벤 카슨은 디트로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이혼한 가정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의 집은 가난했고 흑인이라 백인들에게 따돌림을 받았으며 공부는 늘 꼴찌라 친구들이 바보라고 놀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아이가 세계 의학계의 거장이 될 수 있었을까요?
어느 날 한 기자가 벤 카슨에게 찾아와 “오늘의 당신을 만들어준 것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의 어머니, 쇼나 카슨 덕분입니다.
어머니는 내가 늘 꼴찌를 하면서 따돌림을 당할 때에도, ‘넌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노력만 하면 다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끊임없이 해 주셨습니다.
제가 이렇게 된 것은 어머니의 이 말씀을 믿고 희망과 용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머니가 왜 공부 안 하냐, 나쁜 친구들과 왜 어울리느냐, 왜 인내심이 없느냐 등의 말만 했다면 벤 카슨이 그렇게 변할 수 있었을까요?
행동을 바꾸려 해서는 사람이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믿음’으로 변화되고 믿음으로 재창조됩니다.
하느님의 백성도 믿음으로 창조된 백성이지, 행동을 변화시켜 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행위는 믿음이 생기면 자연적으로 따라 나옵니다.
믿음 없는 상태로 하는 행위는 위선이나 흉내입니다.
오늘 복음은 빵 일곱 개로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저는 빵 일곱 개를 교회의 7성사로 보고 싶습니다.
7성사는 분명 우리 자신의 옛 본성을 죽이고 하느님 백성으로 재창조되는 힘입니다.
그리고 7성사의 중심은 성체성사입니다.
어쩌면 요즘도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인 이 7성사를 두고도 바리사이처럼 하늘에서 오는 또 다른 표징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때문에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체성사 이상의 다른 표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것에 대한 믿음만으로 충분히 하느님 자녀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들의 머릿속에는 율법만 잘 지키면 하느님 백성이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당신 살과 피로 주시려는 믿음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빵은 분명 ‘양식’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라고 물으실 때, 그들은 “열둘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열둘은 아무래도 이스라엘 지파의 수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자녀, 당신 백성, 곧 교회를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빵 다섯 개는 예수님의 몸을 상징하고 오천 명은 그 몸을 받아 모시는 이들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당신 살과 피인 성사에 대한 믿음으로 하느님 백성이 되는 것이지 다른 표징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하느님 자녀가 되려고 예수님을 닮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나는 예수님과 하나다!”를 믿기 위해 이 말을 반복하며 쓰거나 자주 되풀이하며
기도드렸다면, 10년, 아니 1년 뒤에 누가 더 예수님과 가까운 하느님 자녀가 되어있을까요?
예수님을 닮으려고 이러저러한 행동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진전이 없을 것입니다.
행동은 바뀌었겠지만 본성은 바뀌지 않습니다.
참다운 하느님 백성은 믿음을 바꾸는 사람입니다.
성체성혈로 자신이 예수님과 하나가 되었음을 믿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은 1년 뒤에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믿음 없이 행동만으로 우리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을 조심해야합니다.
믿음 없이 행동만 바꾸려는 사람은 우리를 위선자가 되게 합니다.
벤 카슨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부모는 결국 믿음을 가지게 해서 자녀를 변화시키는 분들입니다.
성체성사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었고 하느님의 신성을 모신 성전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 믿음이 우리를 살릴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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