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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3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1-31 조회수 : 577

1월 31일 [연중 제3주간 금요일] 
 
< ​땅을 살피지 않는 농부는 없다 > 
 
나쁜 짓을 한 아들이 아버지 앞에 불려왔습니다.
아버지는 아이를 데리고 아무 말 없이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조상의 산소 앞에 선 아버지는 자식을 잘못 가르친 것을 조상께 백배사죄하고는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를 사정없이 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흘리며 참회했습니다. 
 
30년 후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의 아들도 말썽꾸러기였습니다.
밤낮 사고를 저질러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를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매섭게 생긴 회초리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불러놓고는 그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바지를 걷어 올렸습니다.
그러고는 눈물을 흘리며 회초리로 자신의 다리를 사정없이 내려치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런 광경에 놀란 아들이 마루로 뛰어 나가면서 외쳤습니다.
“엄마! 아빠가 미쳤나봐. 빨리 와 봐.” 
 
같은 씨라도 밭이 다르면 다른 열매를 맺습니다.
밭을 살피지 않는 농부는 없습니다. 좋을 열매를 맺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끔 좋은 열매를 맺다보면 자신의 밭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독서의 다윗 왕이 그런 사람입니다.
다윗 왕은 밧세바와 부정한 관계를 맺어 밧세바의 남편인 우리야까지 죽입니다.  
 
다윗 왕은 어린 나이에 거인 장수 골리앗까지 믿음으로 이긴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이번 사건 하나로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는 더 이상 왕의 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자식에게 쫓겨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그가 열매는 보고 있었지만 땅은 살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 안엔 땅도 있고 열매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열매 맺는 나무는 많은 이들에게 휴식과 힘을 줍니다.
하늘 나라의 열매가 맺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하늘에 오르고는 싶지만 쉴 곳이 없어 힘들어하는 새들에게 안식처가 될 수 있는
복음의 열매를 맺는 사람은 땅에 집중하는 사람입니다.  
 
그 땅이란 예수님께서 계속 설명하듯이, 길과 같아서도 안 되고, 돌밭과 같아서도 안 되며,
가시밭과 같아서도 안 됩니다. 
 
길은 교만을 상징하며 하느님 말씀을 전혀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저는 하느님은 믿지만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은 못 믿겠어요.”,
혹은 “예수님이 내 안에 살게 하시기 위해 내가 왜 십자가에 죽어야 해요?”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입니다. 
 
돌밭은 육체의 욕망으로 사는 사람을 상징합니다.
오늘 독서의 다윗과 같은 사람입니다.  
 
다윗은 처음엔 좋은 땅이었으나 자신의 땅을 잘 살피지 않았기에 다시 돌밭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면 이웃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는 사람이 됩니다.
있던 열매도 사라집니다. 
 
가시밭은 재물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소득의 십분의 일조차도 주님의 몫으로 바치기 싫어하면서도 신앙생활 하면 부자가 될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부자로 살 게 하시기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이 세상에서 가난해도 아무 걱정 없이 사셨던 그리스도처럼 살게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땅에 집중하면 열매는 저절로 맺습니다.
씨는 항상 뿌려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길에도 뿌려지고 돌밭에도 뿌려지고 가시밭에도 뿌려집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나의 땅을 망치는 ‘삼구(마귀-육신-세속)’와 싸우는 일입니다. 
 
그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믿어야합니다.
내 안에 하느님이 계시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었음을 믿어야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살과 피를 내어주시며 “내가 네 안에 있잖아!”라고 하십니다.
우리 자신을 그리스도의 피로 십자가에 못 박을 수 있어야 그리스도께서 사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하셨다면 우리도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느님 나라의 열매가 맺힐 때 내가 선포할 기쁜 소식이 생깁니다.
좋은 땅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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