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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22 조회수 : 561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 사랑받는 행복의 힘 >

[회복탄력성]의 저자 ‘김주환’교수가 KBS 아침마당에 나와 강연한 것을 들었습니다. 
그 내용을 옮겨봅니다. 

우리의 삶은 온갖 역경과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러한 역경을 이겨낼 잠재적인 힘을 지니고 있는데 몸이 힘을 발휘하려면 강한 근육이 필요한 것처럼, 마음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마음의 근육이 필요합니다.  
 
이 마음의 근육이 단단하면 단단할수록 어떤 어려움과 역경이 닥쳐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바로 이 마음의 힘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 합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역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도약의 기회로 삼음으로써 예전보다 높은 성취와 자기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누구나 다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고무공처럼 강하게 되튀어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리공처럼 바닥에 떨어지는 즉시 산산조각 나서 부서져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 개인의 성공과 실패에 중요한 요인인 회복탄력성의 발견은 1950년대 중반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행해진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950년대까지 카우아이 섬 주민들은 대대로 지독한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고,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자였습니다.  
 
연구자들은 1955년에 이 섬에서 태어난 모든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가정환경과 사회 환경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그 후 20여 년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연구 성과들이 책으로 출간되었지만 그 결과는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 가족 구성원들이 가정불화, 이혼,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등으로 시달렸습니다. 
그들은 일찍부터 학습부진에 시달렸으며, 약물중독에 빠지거나 정신질환을 앓았고, 범죄에 빠지거나 사회부적응자가 되었습니다.  
 
18세가 되었을 때에는 많은 아이들이 전과자나 미혼모가 됐습니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자녀들 또한 온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연구에 참여한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예외적인 사례들을 발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이클과 메리(이상 가명)는 매우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났습니다. 
마이클이 미숙아로 태어났을 때 그의 엄마는 10대 소녀였습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주먹다짐을 할 정도로 매일 싸웠고, 결국 엄마는 8세 된 마이클과 세 명의 동생을 버리고 섬을 떠났습니다.  
 
메리 역시 5세부터 10세 사이에 여러 차례 신체적ㆍ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그의 엄마는 심한 정신병으로 입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마이클과 메리는 성공적인 청년들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은 18세 무렵 높은 도덕성과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대단히 낙관적이었으며 학교에서 매우 인기 있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동시에 좋은 대인관계를 통해 학생회장을 하고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워너 박사가 쓰기를 이들은 어떤 부모가 자녀를 키우든지 자신의 자녀가 닮았으면 하는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되었다고 합니다. 
 
에미 워너 박사는 이 예외적인 현상에서 무언가 배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연구대상자 중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놓였던 201명의 성장과정에 대한 자료를 다시 분석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 대부분이 문제아로 성장했을 거란 기대와 달리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72명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강한 자신감과 긍정성을 지닌 훌륭한 젊은이로 성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오래 고심한 끝에 그들에게는 삶의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공통된 속성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에미 워너는 이것을 ‘회복탄력성’이라 불렀는데, 잊혀져갈 뻔했던 연구에서 그녀는 전혀 의도치 않았던 엄청난 발견이었습니다.  
 
이렇게 에미 워너 교수가 40년에 걸친 연구성과들을 정리하면서 터득한 회복탄력성의 핵심적인 요인은 결국 ‘인간관계’였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성장한 아이들은 예외 없이 ‘자신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받아준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고 할머니가 될 수가 있어도 
누군가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부모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로부터 참다운 인정을 받아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사람은 세상 많은 고난을 잘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 고난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해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작은 고난에도 쓰러져버리는 약한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참조: 김주환 저, 『회복탄력성』, 위즈덤하우스, 2011/ KBS 120209 아침마당. 행복의 비밀] 
 

카인과 아벨은 하느님께 제물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카인의 제물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께 인정받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인정받지 못한 카인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머리를 숙이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동생 아벨을 살해합니다.  
 
인정받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 대로 살아가고 인정받으면 인정받은 대로 살아갑니다. 
죄를 저질러서 행복을 잃는 것이 아니라 
이미 행복을 잃었기 때문에 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그렇게라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은 하느님에게 보복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행동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해야만 좋은 행동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카인이 하느님께 인정받아 행복했다면 절대 아벨을 살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도 자신들의 처지에서 만족하고 행복하였다면 절대 하느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서 죄를 짓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는 신창원이 한 말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 하고 머리 한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안 왔을 거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새끼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왔어 빨리 꺼져’ 라고 소리쳤는데 그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 
 
결국 나에게 닥쳐오는 모든 어려움들을 잘 받아들이고 빗나가게 하지 않는 방법은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아 행복해지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요셉도 성모님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기대를 잔뜩 받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만큼이나 모든 어려움을 인내와 사랑으로 잘 받아들입니다. 
자신과 약혼한 여인이 잉태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에 보복하지 않고 덮어주려 했고, 또 천사가 꿈에서 일러준 대로 자신의 육정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뜻은 그만큼 하느님도 인정하시고 자신도 인정받고 있음을 잘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받는 사람은 그 사랑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인정받는 행복을 잃기를 원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죄는 불만족하는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또 구원은 행복한 이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내 주위의 구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어떤 CF에서 “가장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만큼 자신을 받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이 세상을 위해서도 가장 큰 유익인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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