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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04 조회수 : 560

12월 4일 [대림 제1주간 수요일] 
 
이사야 25,6-10ㄱ
마태오 15,29-37 
 
<​ 하느님을 만나러 나오는 방법은 생계의 걱정을 포기하는 것이다 > 

로드아일랜드의 릴리안 J. 데올리베이라는 끊임없이 가난했기에 끊임없이 기적을 체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가정용 난방 기름에 얽힌 두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든 돈이 다 떨어져, 가정용 난방 기름을 살 수 없어 어찌해야할지 모를 때, 저녁미사가 끝나고 신부님이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기름이 떨어져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는데 신부님이 껄껄껄 웃으셔서 조금은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오후에 어떤 신자가 나에게 와서는 기름 100갤런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기름은 당신 거요.” 
 
또 한 번은 남편이 술 때문에 직장을 잃었고, 자신은 심장수술로 역시 직장까지 잃고
돈도 다 떨어져서 전기와 기름이 동시에 끊기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주님께서 저희를 돌보겠다고 하셨으니, 돌보아 주세요!” 라고 주님께 소리치고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8시 30분 경, 예전의 직장 상사에게 전화가 왔는데
초과 이익 분배금을 받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자매는 1월까지 근무했기에 받을 자격이 있었고 그 금액은 1,777.68달러로
전기료와 기름 값을 낼 수 있었고 약간의 식료품도 살 수 있는 액수였습니다.  
 
이렇게 그녀는 돈이 전혀 없었던 몇 달 동안은 주님께서 지켜주신다는 생각에 날아갈 듯한 기쁨으로 살았습니다.
[참조: ‘101가지 기도의 힘; 기적의 연속’] 
 
하느님을 따르는 백성은 항상 ‘광야’에 머뭅니다.
광야는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그런데 광야는 나의 삶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길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자신의 계획이나 노력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공간이 광야입니다.
반대로 도시는 자신의 힘으로 살아보겠다는 이들이 사는 곳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라 광야로 나온 백성의 병을 치유해주시고 먹이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 광야에서 이렇게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라고 말할 때, 예수님께서는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서 돌려보내고 싶지 않다.”라고 걱정하십니다.
하느님께서 걱정하시면 그것은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양식을 만들어주시는 것은 일도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따라 광야로 나온 이들에게 연민을 가지셨다면 그 사람들은 절대 굶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먹고 사는 일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연민을 보이지 않으십니다. 
 
켈커타의 사랑의 선교회 모원에 사는 300여명의 수련 수녀들이 음식이 없어
모두 굶게 생긴 일이 있었습니다.
주방 담당 수녀는 마더 데레사에게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더 데레사가 몇몇의 후원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도와달라고 할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마더 데레사는 여러 사람을 만나는 중이었으며 그 어린 수녀에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매가 이번 주 주방 담당인가요? 그렇다면 경당에 들어가서 예수님께 먹을 것이 없다고
말씀드리세요. 그 문제는 해결됐군요.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요.” 
 
그리고 십 분 후 현관 초인종이 울렸고, 처음 보는 어떤 남자가 서류철을 들고 마더 데레사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수녀님을 보자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데레사 수녀님, 공립학교 교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지금 막 들어왔습니다.
수업이 취소되어서 7,000개의 점심 도시락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도시락을 처리하게 도와주시겠습니까?” 
 
하느님께 가장 쉬운 일이 육체의 양식을 만들어주시는 것입니다.
KBS N의 ‘무엇이든 물어보살, 34회’에서는 매일 술을 2병씩 마시는 남편의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결혼하기 전에는 배우보다 잘 생긴 미남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어렵고 자녀들을 위해 어떤 좋은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머리가 다 빠지도록 매일 술만 마십니다. 
 
집안일을 다 하며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지만 정작 자녀들이 보는 아빠는 매일 술에 절어있는 모습입니다.
아빠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알코올 중독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고민을 하지 않으면 자녀에게 더 잘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1-3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 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란 것입니다.
내일 걱정은 시간의 주관자이신 하느님께서 하실 것입니다.  
 
걱정하면 하느님을 만날 수 없는 도시에 있는 것입니다.
도시에 있다면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의 양식을 얻지 못합니다.
광야에서 아무 걱정 없이 예수님만을 따른다면 매일 기적처럼 베풀어주시는 주님의 양식을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동시에 생계를 걱정하는 신앙인이 되지 맙시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시험이라도 해 봅시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굶어 본 적도, 목말라본 적도, 신발이나 옷이 떨어져본 적도 없습니다.  
생계를 걱정하면 그만큼 광야의 하느님과 멀어진 삶을 살고 그만큼 하느님의 은총에서 멀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알 수 있듯이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생계를 걱정하지 않았던 사람들만이 기적의 빵을 먹을 수 있었음을 묵상합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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