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대림 제1주간 화요일]
이사야 11,1-10
루카 10,21-24
< 똑똑한 사람들은 악마와 거래한다 >
1939년 8월 러시아의 이오시프 스탈린은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비밀조약을 맺습니다.
이 조약의 핵심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 러시아는 폴란드의 등에 칼을 꽂겠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핀란드 침략 실패로 심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강력해진 독일과 협력하면 굳이 독일과도 싸울 필요가 없고 협력하여 얻은 소득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히틀러도 제2차 세계대전을 시작할 힘을 얻는 조약이어서 좋았고, 또 전쟁을 할 때 동쪽과 서쪽의 두 개 전선을 다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기에 스탈린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히틀러의 계략은 러시아까지 집어삼키는 것이었습니다.
이 조약을 맺은 2년 뒤 히틀러는 러시아를 침공했고 수천만 명의 러시아인들이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러시아 국민 중 절반은 나치 점령에 고통 받았으며, 러시아의 제조업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습니다.
스탈린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악마와 거래한 끔찍한 대가였습니다.
세상은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고 경쟁에서 이기고 성공하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자기의 이익을 위하는 똑똑한 사람들은 악마와 거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입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악마는 결코 끝까지 그 사람의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그 다음엔 자신과 계약을 맺은 사람을 잡아먹습니다.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면 남는 것은 이웃은 물론이요 자기멸망뿐입니다.
악마는 ‘너 자신의 이익을 우선 생각하라.’고 속삭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기도하십니다.
여기서 철부지는 자신의 이익을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을 말합니다.
어떤 철부지 어린이가 부모의 유산을 먼저 챙기려 하겠습니까?
철부지는 철부지라 욕심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 이전 내용은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고 돌아와 예수님께 보고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철부지들’은 복음을 전파하고 돌아온 당신 제자들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전한 ‘복음’이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는 ‘이것’입니다.
복음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진리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표징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바로 다음 내용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만이 강도만나 쓰러져있는 사람을 도와줍니다.
그러나 사제와 레위인은 도와주지 않습니다.
사제와 레위인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라는 사탄과 계약을 맺은 사람이고
착한 사마리아인은 비록 종교생활을 하고 있지 않을 지라도
복음을 믿는 철부지 어린이인 것입니다.
어머니와 아이가 쇼핑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휠체어를 탄 청년과 맞닥뜨렸습니다.
그는 두 다리가 없고 얼굴도 심한 화상을 입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청년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저 사람 좀 봐."
어머니는 아이에게 장애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흉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 청년에게 다가서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와, 정말 멋진 모자네요."
철부지 아이들이 보는 것은 다릅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부유하게 하거나 높이지 않습니다.
오직 똑똑한 어른들만이 그렇게 합니다.
철부지들은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상대의 행복을 먼저 봅니다.
자신을 먼저 챙기는 사람은 사탄과 계약을 맺은 사람이고 이웃의 행복을 먼저 챙기는 사람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사람입니다.
세상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사람들을 철부지라 부릅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영혼구원을 위해 복음을 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똑똑한 악마가 될 것인지, 철부지 하느님이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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