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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1-01 조회수 : 623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요한 묵시록 7,2-4.9-14
요한 1서 3,1-3
마태오 5,1-12ㄴ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 만남의 체험이 모든 노력을 앞선다 > 
 
박보영 목사가 아이들을 데려다 키울 때 그들이 길에서 입고 있던 옷들을 버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길거리에서 살던 아이들이 한 달 정도 지나면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는 등의 규칙적인 생활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목사님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입던 옷을 입고 나가라고 던져줍니다.
그들은 깨끗한 옷을 벗고 더럽고 냄새나는 옷을 입어야만 합니다.  
 
견딜 수 없는 더러움에 그들은 옷을 벗고 목욕을 오래 합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자기들의 옷을 가져다버립니다.  
 
이렇게 어떤 만남은 이전의 자기가 살던 세계로 절대 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 변화는 공부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을 이끌어줄 누군가를 깊이 만나야만 가능합니다.  
 
오늘 모든 성인의 날인데 성인들은 바로 그런 만남을 통해 자신을 들어높인 사람들인 것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신학대전을 집필하다가 주님을 뵈옵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평생 이뤄놓은 신학대전이 지푸라기처럼 보여 다 태워버리고 싶어 합니다.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면 아마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읽고 쓸 줄도 몰랐던 시에나의 카나리나 성녀는 예수님을 만나 뵈옵는 체험을 하고는 많은 진리를 깨치고 ‘대화’라는 책을 써서 교회 학자가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도 이분들만큼의 경지에는 오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진리 자체이십니다.
진리는 공부해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근처에까지 갈 수는 있으나 그 맛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진리를 직접 본 사람은 평생을 공부한 사람보다 월등한 경지에 다다르게 되고 학자들이 이해 못하는 것들까지도 순식간에 깨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제2독서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분을 뵈오면 진리를 깨치게 되고 우리 자신도 진리를 닮아 그분처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 뵈오려면 어떤 준비가 되어 있어야하는데 이는 차원을 넘나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세상 끝에 와 있어야합니다.  
 
바다의 끝에 와 있어야 주님께서 부르시면 바로 물에 뛰어들어 뭍에 올라 그분을 만날 수 있는데 너무 멀리 있고 물고기 잡는데 정신이 팔려 있다면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성인들이 예수님을 만날 때는 세상의 가장 끝에 서 있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자신이 평생 연구해왔던 것에 지쳐있었고, 자캐오는 돈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 물고기를 잡지 못한 허망함에 어쩔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부르시면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물에 뛰어들 사람들을 찾으십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뵈옵고 성인의 반열에 오릅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성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결코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성인은 공부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만나서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보영 목사는 서른아홉까지 돈만 바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심장병이 걸려 죽음 직전까지 갔고 아내가 자신을 떠나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야 주님은 그를 만나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자신의 비참함에 구토를 하며 밤새 울었고 새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가진 재산을 다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의사 자격증도 찢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떠날 준비가 되어있어야 주님께서 만나주십니다.  
 
요즘은 성인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너무나 신앙이 미지근한 것이 정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성인은 행복한 분들입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진정으로 행복하고 싶다면 성
인들이 주님을 만났던 그 만남을 우리도 청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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