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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29 조회수 : 537

10월 29일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로마 8,18-25
루카 13,18-21 
 
< 내가 하느님 나라가 되면 이웃에게 휴식 같은 친구가 된다 >
 
어떤 남자에게 세 친구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친구는 그가 가장 좋아하고 신뢰하는 친구였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좋아 하기는 했지만 첫 번째 친구보다는 소중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가 먼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가장 소중히 여기는 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함께 가기를 거절했습니다.
두 번째 친구에게 부탁하자 성문 앞까지는 함께 가 주겠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 세 번째 친구를 찾아 갔습니다.
그 친구는 말했습니다. 
 
“자네가 가자면 기꺼이 함께 가주겠네.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가는 것이 친구 아니겠나?” 
 
이 이야기에서 첫 번째 친구는 재산이라고 합니다.
제 아무리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지라도 죽음이라는 먼 길을 떠날 때에는 남겨 두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친구는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 역시 묘지까지는 따라가 주지만 그 이후에는 혼자 갈 길을 가고 맙니다.  
 
세 번째 친구는 선행입니다.
평상시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죽음 뒤에도 그와 동행합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집트 전설에도 마지막 심판 때에
“너는 기쁘게 살았는가. 그 기쁜 일이 이웃도 기쁘게 하였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내가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것으로 행복을 삼고 살았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직접 내려오신 예수님도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 하나밖에 주지 않으셨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선행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나중에 하느님 앞에서 내가 하느님 나라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증명해 줄 것입니다. 
 
문제는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 알지만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사랑을 혼자 힘으로 하려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하시게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사랑하시면 나는 ‘하느님 나라’가 됩니다.
하느님에 의해 지배받는 작은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지배하는 방식은 부모가 자녀를 지배하는 방식과 같습니다.
부모는 사랑을 통해 자녀를 지배합니다.
부모의 사랑은 보호하고 양식을 주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그 은혜에 보답하려 노력합니다. 
 
하느님도 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지배하십니다.
바로 당신 성령을 통해 우리를 보호하시고 당신 성자를 통해 양식으로 힘을 주십니다.
그래서 위로자 혹은 보호자 성령님이라고 하는 것이고 성자를 생명의 양식이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두 분을 모시고 하느님 나라가 됩니다.
하느님 나라가 되었다면 우리를 통해 분명 성령과 성자의 두 모습을 보이고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 나라는 마치 겨자나무와 같고 누룩으로 구운 빵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하느님 나라의 씨가 뿌려지면 나는 원하는 새들이 와서 깃들일 수 있는 겨자나무와 같이 됩니다.  
 
겨자나무가 새를 가리지는 않습니다.
이 겨자나무와 같이 이웃에게 휴식이 되어주는 사람은 성령님과 같은 모습입니다.
위로가 되고 휴식이 되는 친구가 됩니다.
그런 선행들만을 나중에 주님께 가져갈 수 있습니다. 
 
누룩 없는 빵은 딱딱해서 먹기가 어렵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인 사람은 부드러운 빵이 되어 먹기가 쉬운 양식이 됩니다.  
 
이웃을 위해 먹히기 쉬운 빵이 된다는 것은 이웃에게 힘을 주는 양식이 되는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양식입니다.
내 안에 하느님 나라가 들어왔다면 나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처럼 누군가에게 먹히며 힘이 되어주고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인 사람은 그래서 이웃에게 휴식이 되고 힘이 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께서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두 손인 성자와 성령을 통해 우리를 조작하십니다.  
 
성자는 나를 통해 이웃에게 양식이 되는 모습으로 나를 조작하고 성령은 이웃에게 위로와 휴식이 되는 모습으로 이웃에게 다가가게 합니다.
이 두 모습이 나를 통해 표현된다면 그것이 선행이고 사랑실천입니다.  
 
나를 주님께 맡겨드립시다.
그러면 나도 기쁘고 이웃도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이 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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