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로마 1,16-25
루카 11,37-41
< 욕심이 사람을 더럽게 만든다 >
하워드 휴즈는 영화사, 방송국, 항공사, 호텔, 도박장 등 50개나 되는 사업체를 소유한 대부호이자 경제계의 실력자였습니다.
한때는 에바 가드너 등 할리우드의 배우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죽기 십수 년 전부터 결벽증을 앓게 되었습니다.
일체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고, 심지어 무균 상태의 유리관 속에 들어가 십년이나 생활할 정도였습니다.
1977년, 그는 2조 4천억 원의 거액의 유산을 남기고 사망했습니다.
휴즈가 남긴 마지막 말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Nothing. Nothing.”
이 말은 솔로몬 왕이 남긴 말과 같습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
왜 사람은 겉을 그토록 깨끗하게 하려는 것일까요?
아마도 많은 민족 중에 이스라엘 사람들만큼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는 민족이 없을 것입니다.
그들의 모든 식당 앞에는 항상 손을 씻는 세면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관습적으로 음식을 먹을 때는 손을 꼭 씻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은 이스라엘 사람답지 않게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드십니다.
이에 그분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깜짝 놀랍니다.
예수님을 청결하지 않은 사람으로 본 것입니다.
사람은 왜 깨끗해야 할까요?
행려자가 버스에 타면 사람들은 코를 막고 그 사람 주위에서 피합니다.
더러움은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더 불편을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깨끗함은 대인관계를 위한 기본예의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적당히 닦으면 됩니다.
그것보다는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 배려하는 입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나친 결벽 강박증을 지닌 사람은 어떨까요?
샤워를 하면 1시간씩 합니다.
더러운 접시로는 음식을 먹으려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비누로만 닦아야합니다.
손을 10분 이상 닦습니다.
이런 행동은 오히려 타인에게 불편함을 줍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청결함입니다.
의사들에 의하면 청결 강박증은 ‘불안장애의 하나’라고 합니다.
자신의 심리적 불안을 먼저 해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류 역사상 유명한 건축물들은 불안 해소를 위해 세워진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죽음에 대한 불안해소를 위해 세워졌습니다.
만리장성은 황제의 정치적 불안해소를 위해 세워진 건축물입니다.
창세기 11장의 바벨탑도 흩어짐에 대한 불안해소를 위해 쌓기 시작한 탑입니다.
내 주변에 누군가가 모여 있어야 하고, 무언가를 모아 놔야 안심할 수 있는 인간의 뿌리 깊은 불안 때문입니다.
영화 ‘숨바꼭질’에서는 청결강박증 질환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그가 지나치게 몸을 깨끗이 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 양자로 들어간 집의 재산을 자신이 차지하기 위해 형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워 감옥에 가게 만든 일 때문이었습니다.
돈에 대한 욕심이 죄를 짓게 만들었고 그 사실이 밝혀질까 불안해하며 살아야했습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그 속마음을 들킬까봐 지나치게 손을 열심히 닦았던 것입니다.
돈을 좋아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눌 줄 모르는 마음이 지나치게 자신을 더럽게 보게 만듭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닦는 것입니다.
깨끗해지려면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지금 만족하고 행복해야합니다.
욕심이 사람을 더럽게 만듭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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