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요엘 4,12-21
루카 11,27-28
< 되는 행복이 있고 갖는 행복이 있다 >
류현진 선수가 뛰고 있는 LA 다저스는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포스트 시즌은 한 해 동안에 성적이 좋은 팀들만 나와서 최고를 가리는 경기입니다.
그러나 다저스는 7년 동안 한 번도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또 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괴로운 사람은 투수 클레이튼 커쇼입니다.
미국 최고의 투수이고 많은 명성을 얻는 선수이지만 가을야구에서만은 혹독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두 방의 홈런을 연속으로 맞으며 팀 전체가 희망을 버려야 했습니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투수의 역할이 정말 큰 것 같습니다.
그만큼 지면 투수의 부담도 큽니다.
돈도 많고 인기도 많은 커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참하고 끔찍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가진 것을 잃고 쌓은 것이 허물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비참하고 끔찍해야할까요?
그런 상황에서도 의연하려면 가지고 쌓는 행복보다는 되는 행복에 집중해야합니다.
훌륭한 투수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되는 행복과 갖는 행복입니다.
되는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애인이 되는 행복과 같습니다.
그러나 애인을 갖는 행복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애인을 더 갖고 싶어서 애인이 있어도 다른 애인을 또 찾습니다.
그렇게 되면 참된 배우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갖는 행복은 되는 행복을 잃게 하고 되는 행복은 갖는 행복을 잃게 합니다.
되는 행복을 추구하면 가난해지고 갖는 행복을 추구하면 외로워집니다.
그런데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되는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갖는 행복을 추구합니다.
돈과 쾌락과 권력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서 주위의 사람을 잃습니다.
물론 돈과 명예가 있는 사람들 주위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과 명예가 좋아 붙어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고도 세속적인 행복을 말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자신도 어머니이기 때문에 예수님과 같은 아들을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아들로 두더라도 그런 마음으로는 행복할 수 없음을 일러주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느님의 말씀은 사랑하라는 계명입니다.
그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이웃의 형제가 ‘됩니다’.
예수님은 갖는 행복보다 되는 행복이 더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당신 같은 아들을 ‘가지려 하지 말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어떤 폐륜아들은 보험금을 타내려고 부모를 다치게 하고 죽게도 합니다.
만약 안 들키고 보험금을 타내면 행복할까요?
돈을 위해 부모를 죽인 자식이라는 양심의 가책이 계속 괴롭힐 것입니다.
양심의 가책이 없더라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돈은 육체만을 행복하게 하고 영혼은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되는 행복으로 행복 하고 싶은 것은 영혼이고
갖는 행복으로 행복 하고 싶은 것은 육체입니다.
내가 무엇을 행복하게 하려는 지에 따라 모기가 되기도 하고 예수가 되기도 합니다.
갖는 행복을 추구하면 지옥에 가고
되는 행복을 추구하면 천국에 갑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행복을 누릴 것인지,
그 행복을 버리고 고아로 살며 갖는 행복을 추구할 것인지 결정해야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이들이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행복을 누리기 때문입니다.
임금은 거지가 되어도 임금의 행복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갖는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가난하면 가난해서 불행하고 부자가 되면 그것을 잃을까봐 불안해합니다.
절대 빼앗기지 않는 행복을 추구합시다.
그것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행복뿐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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