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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11 조회수 : 658

10월 11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요엘 1,13-15; 2,1-2
루카 11,15-26 
 
<​ 변화가 멈추면 구원도 멈춘다 > 

대학시절 한 후배가 선배에게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선배는 가끔 만날 때마다 이런 저런 조언과 충고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후배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자 선배는 과감한 전략을 시도했는데 1년 동안 후배와 매일 밥을 함께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붙어 다닌 끝에 후배는 예전과 다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변화는 가능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말 한두 마디로 사람이 바뀌지 않습니다.
사람을 바꾸는 힘은 끈질긴 관심과 사랑뿐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10년이면 사람도 변합니다.
변하고 싶다면 나를 변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누군가와 끈질기게 함께 머무는 연습을 해야만 합니다.
[참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체인지 그라운드, 유튜브] 
 
우리 안에 하느님 나라가 임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하느님 나라가 임했다면 분명 내가 변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것을 설명해줍니다.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니 유다인들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블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하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마귀들도 같은 편끼리는 싸우지 않는다고 하시며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는 힘은 ‘하느님 나라’에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빛이기 때문에 어둠을 쫓아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하느님의 손가락’은 성령을 가리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입니다.” (로마 14,17)
하느님 나라가 마귀를 쫓아내는 힘인 것입니다. 
 
우리 안에 영원한 마귀가 있습니다. 바로 ‘자아’라고 합니다.
자아는 돈에 대한 욕심, 쾌락에 대한 욕구, 권력에 대한 욕망을 자아냅니다.
마귀는 이 자아를 통해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래서 내가 돈과 육체의 욕망과 교만한 마음과 싸우고 있어야만 하느님 나라가 내 안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메쥬고리예에 ‘체나콜로’공동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알코올과 마약중독자들이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머무는 곳입니다.
그 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수호천사가 정해진다고 합니다.  
 
수호천사는 그 곳에 먼저 들어온 선배 중에 정해집니다.
수호천사는 새로 들어온 사람이 다시 술, 담배, 마약을 하지 않는지 화장실까지 따라다니며 감시를 합니다.  
 
처음에는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 수호천사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몇 달, 몇 년이 지난 다음에는 자신이 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든 가장 큰 힘이 수호천사였음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 나라도 우리 안에서 이 수호천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나의 일거수일투족, 생각과 감정과 욕구까지도 감시하며 잘못되었으면 고치라고 충고합니다.  
 
이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수호천사를 품느냐, 외면하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가 정해집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 안에 하느님 나라를 모시고 나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변화가 멈추면 구원도 멈춘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변화의 원동력입니다.
죄를 물리치는 힘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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