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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9-17 조회수 : 597

9월 17일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티모테오 1서 3,1-13
루카 7,11-17 
 
< 은총을 베풀게 하는 힘 > 

2003년 9월 25일 오전 3시 20분께
인천시 서구 가정3동 H빌라 34동 205호 김모(34.여)씨 집에서 불이 나 김씨와 딸 조모(5)양 등 2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아들(8)과 김씨 친구 서모(34.여)씨가 각각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불은 집 내부 28평 중 20여 평을 태우고 30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서씨는 경찰에서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김씨와 함께 잠을 자던 중 방문 틈으로 연기가 들어왔다”며 “방문을 열어보니 거실 가운데에서 불이 나 김씨를 깨우고 작은 방에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서씨와 함께 집을 빠져 나오다 작은 방에서 자던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집에 들어갔다가 쓰러져 소방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습니다. 
 
김씨 남편은 불이 난 날 당시 귀가하지 않아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불이 난 빌라가 지은 지 15년이 지난 점으로 미뤄 누전으로 인한 화재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 볼 것을 다 해보지 못한 채 자녀들이 죽게 되면 어머니의 이후의 삶은 지옥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자녀들을 위해 불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 만약 김씨의 남편이 밖에 있었다면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아내를 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상황이 이미 늦어버린 듯해도, 만약 아내가 끝까지 불 속으로 뛰어들려한다면 남편이 차라리 자신이 뛰어들겠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아내가 죽게 되면 남편의 삶도 지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누군가를 불 속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힘은 그 불 속에 있는 누군가를 향한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이 세상에도 하느님을 세상의 불속으로 뛰어들게 만든 어머니가 계십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왜 오셨을까요?
오늘 복음이 그 이유를 말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한 어머니가 외아들의 죽음으로 매우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 아들은 이제 땅에 묻혀 더 이상 나올 수 없을 처지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물론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지 않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그 아들을 살려주십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예수님은 아들의 죽음보다는 어머니의 슬픔을 보고 아들을 살려주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연민에 그리스도의 자비가 더해지니 죽은 이가 부활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렇게 찬양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게 된 이유가
아들의 죽음과 어머니의 슬픔이었던 것입니다. 
 
한 어머니가 온 인류의 죽음 때문에 매우 괴로워하고 계셨습니다.
그 어머니는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이런 상황이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상징적으로 연출됩니다.  
 
포도주가 떨어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시는 분은 성모 마리아밖에 없습니다.
포도주는 성령, 곧 생명을 의미합니다.
혼인잔치의 생명은 역시 포도주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모 마리아를 위로해주시기 위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카나의 기적은 오로지 성모 마리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를 다시 마시게 된 잔치의 손님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그런 기적을 얻었다고 자만한다면 그 기적을 베풀어주신 분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요?
성모 마리아께 감사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온 인류의 죽음을 앞두고 괴로워하시는 성모 마리아의 고통이 세상 구원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 이름만으로 하느님의 끊긴 은총을 불러오게 만드는 힘입니다.
우리도 만약 누군가에게 은총을 중개하고 싶다면 그 누군가에 대한 어머니와 같은 연민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 생명의 기적을 불러오는 힘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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