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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9-03 조회수 : 635

9월 3일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테살로니카 1서 5,1-6.9-11 
루카 4,31-37 
 
< ​칭찬의 함정 > 

어느 날 까마귀가 치즈 한 조각을 훔쳐서 그것을 조용히 먹으려고 숲 속으로 날아갔는데, 마침 여우가 지나가다가 나무 위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치즈, 냄새도 좋다. 저것을 꼭 빼앗아야지.’
여우는 나무 가까이 와서 까마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마나님, 당신은 참으로 아름다운 짐승입니다. 
나는 당신이 이렇게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참, 마나님의 음성도 아름답겠지요? 
만일 그러시다면 마나님은 조류의 여왕으로 불림이 당연합니다. 
어려우시지만 노래 한 곡조 불러 주시렵니까?” 
 
까마귀는 자기의 노래를 여우에게 들려주기 위하여 입을 열었습니다. 
순간 치즈 조각이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여우는 그 치즈를 한 입에 삼켜 버리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칭찬이나 찬미가 다 좋을 것일까요? 
그것을 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다른 욕망이 들어있다면 그것은 참다운 칭찬이 아닙니다. 
남을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으로 이용하려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귀는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라고 말합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 얼마나 용감한 고백입니까? 
심지어 마르코복음에는 “더러운 악령들은 예수를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라고 합니다.  
 
마귀의 특징은 항상 칭찬하고 찬미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찬미는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조용히 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그들 안에서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주실 무언가를 바라는 그들의 욕망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주님을 찬미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우리 찬미가 참다운 찬미인지 알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베드로 사도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하자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라고 하시며 그를 교회의 수장으로 세우시고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맡기셨습니다. 
그러니까 시몬 베드로의 찬미를 닮아야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신앙고백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주십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베드로는 성령을 통한 신앙고백이고, 
마귀들은 상대를 이용하기 위한 신앙고백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신앙고백은 성령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생각으로 하는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성령은 믿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열매들도 맺어주십니다. 
다른 열매들을 통해 우리의 예배가 참다운 예배인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될 수 있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믿음), 온유, 절제입니다.”(갈라 5,22-23) 
 
미운 마음을 가지고 미사를 드리며 주님을 찬미할 때 아마 주님께서는 “조용히 해라.”라고 하실 것입니다. 
또 기쁘지 않고 우울한 마음으로, 혹은 평화롭지 않고 걱정과 근심, 초조한 마음으로 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 온유하지 못하고 화를 내면서 찬미를 한다면 더더욱 그러하실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어서 말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 속한 이들은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성령을 따라갑시다.”(갈라 5,24-25) 
 
성령으로 주님을 찬미하는 사람은 다른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주시면 더 감사하겠다는 식의 찬미가 아닙니다. 
지금 있는 것까지 다 빼앗겨도 당신만으로 충분하다는 찬미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래 입장에서는 그 칭찬에 이용당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돈벌이를 위해 고래를 칭찬합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고래가 죽으면 돈벌이가 사라져서 슬퍼할 것입니다. 
 
어쩌면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칭찬할 때도 이런 고래에게 하는 칭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더 성적을 잘 받아오면 칭찬을 해 줍니다. 그러나 공부를 못해도 칭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녀의 성적 때문에 칭찬한 것이지 자녀 자체를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안에 다른 욕망이 있을 때 그 칭찬은 상대를 이용하는 도구가 됩니다.
마귀들도 자신들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주님을 찬미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쫓아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신앙고백을 하였습니다. 
주님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실 것을 기대하며 신앙고백까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령이 없는 신앙인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우리 욕정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드리는 찬미를 원치 않으십니다.  
 
지금 주님을 찬미하는 시간에 기쁘고 감사하지 못하면 그의 찬미는 무언가 바라는 거짓 찬미입니다. 
마귀의 찬미인 것입니다.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되는 일이 없어도, 가족 안에 우환이 생겨도, 그래도 주님만으로 충분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찬미할 수 있을 때 
그런 찬미를 즐겨 받으십니다.  
 
성인들은 사자에게 잡혀 먹힐 때도 찬미했고, 
목에 칼을 맞을 때도 찬미했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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