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테살로니카 1서 4,1-8
마태오 25,1-13
< 사랑이 감정만으로 안 되는 이유 >
이런 것이 일반적인 이별 공식이라 합니다.
첫눈에 빠져 서로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다면 서로 모든 것이 완벽해서
이 사람은 언제나 이렇게 영원히 내 곁에서 변치 않는 사랑을 줄 것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콩깍지가 벗겨지는 때가옵니다.
변치 않을 거라던 영원한 사랑은 조금씩 변해갑니다.
하지만 원래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일 뿐입니다.
상대의 변화 때문에 더 빨리 섭섭해 하는 쪽은 일반적으로 여자입니다.
남자는 일과 사랑의 중요성을 50:50으로 여긴다면 여자는 거의 100%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더 빨리 신경을 다른 쪽으로 옮기기 때문에 여자는 조금 지나칠 정도로 남자의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처지에 놓인 자신이 비참하여 변한 남자를 비난합니다.
남자는 영문도 모른 체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여자가 변했다고 믿게 됩니다.
자신이 처음에 봤던 그 모습이 아니라고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양쪽 다 사랑의 마음이 식게 됩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잘 극복해내느냐에 따라 관계가 오래가던가, 거기서 끝나던가 하게 된답니다.
하느님과 우리와의 관계로 따지자면 하느님은 남자이고 우리는 여성입니다.
오늘 복음은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대하는 두 가지 부류의 신앙인의 모습이 나옵니다.
한 부류는 관계를 잘 유지할 줄 아는 현명한 처녀들이고, 다른 부류는 그렇지 못한 처녀들입니다.
예수님은 이 예화를 우리가 잘 이해하여 당신과의 이별수순을 밟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두 부류 모두 등잔을 들고 신랑을 기다리는 처녀들입니다.
현명한 처녀들은 기름이 넉넉히 보충되어 있었고, 다른 처녀 부류는 처음엔 기름이 있었으나 이내 말라버렸습니다.
만약 기름을 ‘사랑하는 마음’이라 한다면 이 두 부류는 이렇게 나뉠 것입니다.
어떤 부류의 신부는 신랑을 위한 사랑의 불이 꺼지는 일이 없고, 또 어떤 부류는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것입니다.
좋았다, 싫었다 하는 것입니다.
한 부류는 사랑에 변함이 없고 다른 부류는 오락가락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감정입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감정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그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는 ‘의지’도 있어야합니다.
현명한 처녀들은 사랑의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사랑을 채워 넣는 이들입니다.
그런데 사랑의 기름은 신랑에게서 채워 넣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신랑을 위해 타는 것이지 신랑에게 받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사랑의 주인은 오로지 하느님이고, 그 연료는 성령님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려면 기도해야합니다.
그 기도로 사랑이 불타고 있어야 예수님을 맞을 준비가 된 것입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이미 불타게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랑의 감정은 상대가 나에게 대하는 것과 무관합니다.
상대를 위해 내가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련한 처녀들은 신랑이 늦게 오니 불을 꺼뜨려버렸습니다
사랑이 내가 만나는 상대가 나에게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변할 수 있게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상대가 잘해주면 좋고 서운하게 하면 화를 냅니다.
결혼했다면 그 결혼은 상대고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어서 주님께서 맺어주셨다고 믿어야 할 텐데, 조금만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헤어질까?’를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랑은 감정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을 내가 만나는 상대가 나에게 대하는 것에 좌지우지 되게 놓아두었다가는
금방 꺼져버립니다. 사랑의 감정은 소진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감정이 마르지 않게 규칙적으로 기름을 채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랑하고 싶다면 기도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져야 합니다.
차에 기름도 소진되기 전에 채워야 하기에 주유소에 가야하는 것과 같습니다.
차 안에서 스스로 기름이 솟아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내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사랑하고 싶다면 규칙적인 기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사랑하고 싶다면 그만한 의지를 기도시간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사랑의 감정에 의지가 결합되어 완전하게 됩니다.
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람을 피워서? 못생겨서? 지겨워져서? 지쳐서?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등등의 수많은 이별의 이유를 대도 실은 모두 변명일 뿐입니다.
이유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가 결여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의지가 있으면 상대가 어떻든 나의 감정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랑도 성령의 열매이기 때문에 이 세상 것들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사랑을 감정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미련한 처녀들입니다.
거기에 의지를 결합시킨 사람들이 현명한 처녀들입니다.
사랑하기로 했다면 상대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든 나의 사랑의 불은 그대로 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기도를 해야 합니다.
사랑은 상대에게서가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보충해야합니다.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꾸준히 기도하느냐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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