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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27 조회수 : 637

8월 27일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테살로니카 1서 2,1-8
마태오 23,23-26 
 
< 십일조와 미사의 목적 > 

어떤 성당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교중미사 때 제단 앞에 관이 놓여있었습니다. 
신자들은 의아해했습니다. 
신부님은 이번 교중미사는 장례미사로 치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강론 때는 그 관 속에 들어있는 사람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예수님과 매번 대립각을 세웠던 바리사이나 율법학자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삶을 산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신자들은 그 사람이 누굴까 의아해합니다.
강론을 마친 신부님은 일렬로 나와서 관 안에 누워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라고 합니다.  
 
신자들은 한 사람씩 관 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관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대신 거울이 하나 놓여있었습니다. 
그 거울에는 관 속을 들여다보는 사람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관을 다 본 다음 신부님은 이런 말로 강론을 마무리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곧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도 이런 장례식을 치르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강의할 때 거의 항상 미사 때 사제가 성작을 들며 반복하여 외우는,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 ” 이라는 경문을 한 번 신자들도 외워보라고 시킵니다. 
그러면 대부분은 외우지 못합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흘릴 내 피다.”라고 합니다. 
이는 대부분의 신자들이 미사를 하면서 가장 집중하여야 할 때 집중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됩니다.  
 
심지어는 미사에 왜 나와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미사에 나오면 저절로 구원에 이른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미사에만 참석하면 되지 사제가 하는 그런 경문은 뭐 하러 신자가 외워야하느냐?”라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 경문 내에서 “새롭고 영원한 계약”과 “죄 사함을 위하여 흘릴 피”라는 구절은 생각이 나야합니다. 
그것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 미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그분과의 계약과 연결되지 않으면 미사를 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이 예식을 행하라고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의 계약의 갱신식이 미사인데, 
그냥 미사만 참석하였다고 하여 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도 정녕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고 그저 형식적으로 전례에만 참석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은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 채 성전에 나오고 오래 기도 하고 십일조를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님께 의롭다는 말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자신들의 뜻이 항상 우선이었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은 물어볼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것이다.”라고 말씀하시러 오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뜻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자꾸 하느님의 뜻을 강조하는 예수님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미사는 내 뜻을 주님께 알려주는 시간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들으러 오는 시간입니다. 
미사에만 참석하였다고 하여 다 구원되지 않습니다. 
 
도로의 표지판은 그것을 통해 목적지를 가게 하는 것이 존재이유입니다. 
십일조나 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 자체가 구원을 보증해주지 않습니다. 
표지판을 보았다고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해야 했을까요? 
‘아, 맞다. 에덴동산은 우리 것이 아니라 하느님 것이지! 하느님이 나의 주인이시지!’ 라는 것을 기억해야 했을 것입니다.  
 
선악과를 주님께 드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선악과를 통해 주님께 순종해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십일조는 에덴동산의 선악과입니다. 
십일조를 내며 내가 가진 모든 것, 나 자신의 주인은 하느님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십일조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미사에 참석하면 구원 받을까요? 
그것은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적인 생각입니다. 
미사에 참석하는 것과 구원받는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십일조를 내는 것과 구원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 목적을 알고 그 목적지에 도달하려 노력해야합니다. 
 
미사는 그리스도와의 계약을 갱신하여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기억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미사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로 맺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기억하고 갱신합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피를 주시니 우리는 그분의 계명을 따라주어야 하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피를 흘리심같이 나도 이웃을 위해 피를 흘려주어야 하는 구나! 그래야 그분과 계약이 유지되어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구나!’를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지 않는다면 마치 강도 만난 사람을 그냥 두고 미사에 오는 사제나 레위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채 미사를 하시는 분들은 율법학자나 바리사이가 확실합니다. 
작은 벌레들은 걸러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기 때문입니다.  
 
먼저 헌금을 하기 이전에 빨리 미운 사람이 있으면 용서하고 축복의 기도를 해 주어야합니다. 
당장은 용서가 되지 않더라도 용서가 될 때까지 끝까지 기도해 줄 것을 결심해야합니다. 
그래야 미사의 목적을 알고 미사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처럼 되지 않기 위해 항상 내가 하는 모든 신앙행위의 목적은 
하느님의 뜻을 알아 그것을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것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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