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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26 조회수 : 631

8월 26일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테살로니카 1서 1,1-5.8ㄴ-10
마태오 23,13-22 
 
<​ 인도자의 조건 > 

영재 발굴단에 나온 여섯 살 서진이는 문제를 푸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상담 선생님 앞에서도 다른 것은 대답하지 않고 “일단 문제 하나 내봐요!”라며 자신의 실력을 뽐냅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들은 아직 풀 수 없다며 자격지심을 드러냅니다. 
물론 그런 문제들은 여섯 살 다른 아이들은 꿈도 못 꾸는 혼합계산과 같은 것입니다.  
 
영재로 인정받음에도 그런 자격지심은 왜 생겼을까요? 
상담 선생님은 “나는 네가 문제를 잘 푸는지, 안 푸는지가 궁금하지 않은데? 
네 기분이 어떤지가 궁금한데?”라고 말하니 
서진이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서진이는 문제집이 재미있어서 풀었던 것이 아닙니다.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문제를 풀어왔던 것입니다. 
엄마는 서진이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문제를 맞히면 칭찬해주고 틀리면 칭찬해주지 않는 것 자체가 서진이에게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마음을 심어주었던 것입니다.
서진이 말고 세윤이도 있었습니다. 
엄마는 여덟 살 세윤이가 공부가 제일이라고 가르칩니다. 
세윤이는 학원을 무려 11개나 다닙니다. 
팔방미인으로 엄청난 칭찬을 듣는 아이입니다.  
 
세윤이는 엄마가 억지로 시킨 공부 때문에 한숨을 쉬다가 엄마가 나오는 동요에서 
엄마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달리는 것인지, 엄마의 꿈을 위해 달리는지 모르는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우리는 다 누군가의 지도자요 인도자들입니다. 
내가 인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적어도 자기 자신의 인도자입니다. 
인도자가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면 그를 따르는 이들은 그 지도자와 함께 망하게 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유다 지도자들을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하늘나라의 문을 잠그고 자신도 못 들어가고 남도 못 들어가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무엇이 중요한지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자녀에게 신앙보다는 공부나 성공을 우선시 가르쳤다면 그 부모는 눈먼 인도자입니다. 
이 세상에서 성공하면 지옥가도 괜찮다고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부자가 하늘나라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셨고, 
또 세상의 권력자들이 예수님을 죽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 각자, 또 나에게 딸린 가족이나 이웃들을 잘못 인도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손에 소위 만보기를 차고 다니는 사람들을 가끔 봅니다. 
그들은 하루에 몇 보를 걸었는지 체크하기 위해 손목에 그런 기구를 차고 다니는 것입니다. 
이 말은 그들은 자신들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차고 다니는 수고를 감수한다는 말은 그 사람들에겐 건강이 최고로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손목에 어떤 것을 차고 다녀야할까요?  
 
영혼 구원을 위해 하루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했는지 안 했는지 체크하는 무언가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차고 다니며 수시로 체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기도시간’입니다.  
 
스마트 폰을 기도시간에 맞추어 놓고 기도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분들은 하루의 기도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의 자녀들이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이나, 명예를 얻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며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녀들의 신앙일 것입니다. 
 
저도 하루에 얼마동안 기도해야겠다는 것이 정해져있습니다. 
그러면 하루 종일 그것을 몇 프로나 채웠는지 체크합니다. 
이것이 하루 중 가장 신경 쓰는 일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제가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또 기도하면 다 잘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도를 통한 하느님과의 친교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면 자신과 이웃을 위한 잘못된 인도자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도자의 조건은 무엇이 중요한 지 아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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