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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24 조회수 : 458

8월 24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요한 묵시록 21,9ㄴ-14
요한 1,45-51 
 
< 참 이스라엘 사람은 거짓이 없다 >  
 
“오늘 딸기는 산지에 비가 와서 평소보다 덜 달고, 조직이 다소 무릅니다. 
수박, 참외는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 덜 답니다. 구입에 참조하십시오.” 
 
이런 말이 백화점 과일매장에 붙어 있으면, 도대체 이 물건을 사라는 것인지, 사지 말라는 것인지 헷갈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현대백화점의 식품매장에 실제로 걸려있는 안내문이라고 합니다.  
 
이 백화점은 단순히 딸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팔았던 것입니다. 
그날 과일들이 잘 팔리지는 않았을지언정 소비자들은 그 백화점을 신뢰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백화점에서 그런 문구를 내걸었던 것은 또한 소비자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뿐만 아니라 다음에도 자신들을 믿어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거짓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상대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처럼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자주 지어내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믿지 않으니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거짓말을 하니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굳게 믿는다는 것은 포기해야합니다.  
 
사람은 물론이요 하느님까지 자신처럼 조금은 거짓말쟁이로 자신 안에서 이미 판단해놓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믿게 하시기 위해 가장 많이 행하셔야 했던 것이 초자연적인 기적들입니다.  
 
심지어 가리옷 유다는 수많은 기적을 보았음에도 끝끝내 믿기를 거부합니다. 
또 수많은 이들이 예수님의 힘이 사탄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며 믿기를 거부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축일을 맞는 바르톨로메오는 매우 다른 믿음의 양상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하며 큰 불신을 나타내었지만, 
이내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는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어떻게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는 말 한 마디로 신앙이 생길 수 있었을까,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 해답은 예수님께서 바르톨로메오가 오는 것을 보시고 하신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라는 말 안에 있습니다.  
 
여기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라는 말씀은 ‘참으로 하느님의 백성이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의 백성의 요건이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거짓말은 믿음을 빼앗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믿지 못하게 만들고 타인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그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었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그 나무가 이 ‘거짓이 없음’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나서 주님께 나서기 두렵게 되자 무화과나무 잎으로 자신들의 부끄러운 몸을 가립니다. 
죄가 드러나지 않도록 위장을 하는 것입니다. 
위선이고 거짓입니다. 
아마도 바르톨로메오가 무화과나무 밑에서 묵상하던 것이 이것이었을 것입니다.  
 
에덴동산에 살 수 없게 된 이들의 특징은 솔직하지 못해서 자신을 가리는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예수님께서 자신이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거짓이 없는 참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말해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여기서 멈추시지 않습니다. 
이보다 더 큰일을 보게 될 것이라 약속하십니다. 
어쩌면 거짓이 없는 이들을 향한 약속일 수 있습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라는 약속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볼 수 있는 조건은 무언가 합당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깨끗하여 자신을 가리려고 속임수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하나 뿐입니다.  
 
하느님을 믿기 어렵다고 하면서 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자기모순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백성은 하느님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보는 사람들은 사람들 앞에 아무 것도 가릴 것 없이 모든 것에서 솔직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착한 거짓말, 나쁜 거짓말 가릴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다 거짓말입니다. 
사회생활하면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도 말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세상과 싸워 이기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이 두려워 거짓말을 한다면 주님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거짓말을 한 번 하느니 천 번 죽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이익이 크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절대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 입에서 거짓이 나가지 않도록 합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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