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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14 조회수 : 607

8월 14일 [연중 제19주간 수요일] 
 
신명기 34,1-12
마태오 18,15-20
     
< 성경 공부의 목적 > 

일본의 전설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아들이 자라서 어떤 여자를 알게 되고 교제하다가 결혼까지 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 여자가 무서운 병에 걸렸습니다. 
이 병은 시간을 다투는 병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병을 고치는 약은 매우 구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산 사람의 간(肝)을 먹어야 낫는다는 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청년은 자기의 애인을 살리려는 욕심에 그만 어머니를 살해하여 어머니의 간을 꺼내 가지고 자기 애인이 있는 곳으로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빨리 뛰어가고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의 혼이 나타나 “얘야, 너무 빨리 뛰어가다가 넘어질라!” 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전설입니다.
      
선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선물을 주는 당사자를 사랑해달라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런데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정작 선물을 주고 있는 이를 사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남자가 여자를 사랑해 팔찌를 선물했는데 여자가 그 팔찌에만 정신이 팔려 남자를 잊어버리게 된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 될까요?
     
‘성경’은 무엇일까요? 성경도 ‘선물’일 것입니다.
성경도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해 달라고,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주는 선물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을 선물로 주는 그 ‘누군가’는 누구일까요? 당연히 예수님일까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사랑해달라고 주신 것은 ‘성사’요, 
그 성사를 거행하도록 당신이 세우고 파견하신 ‘교회’입니다. 
그래서 당신께서 파견하신 교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신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교회를 통하여 당신이 사랑받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누구든 죄를 지으면 먼저 개인적으로 타이르고, 그 다음은 둘 이상이, 그 다음엔 교회에 알리라고 합니다. 
교회의 말도 듣지 않으면 이방인으로 여겨버리라고 하십니다.  
 
이는 베드로 사도에게 ‘하느님 나라’의 열쇠를 주셨듯이 교회에게 당신의 전권을 다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런데 교회에서 떨어져나가게 만드는 가장 위험한 것이 있는데 바로 ‘성경’입니다. 
교회에서 떨어져나가는 대부분의 이유가 성경 때문입니다. 
성경을 통해 교회가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려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선물이 아니라 교회의 선물입니다. 
예수님은 성경을 쓰신 적이 없으십니다.
      
소위 종교 개혁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성경을 통해 종교를 개혁한다는 명목으로 
교회를 떠났습니다. 
예수님은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시며 함께 모일 것을 권고하셨지만 오히려 성경을 통하여 함께 있는 사람들을 갈라놓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을 따르는 많은 이들이 성체성사나 고해성사의 은총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처음엔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을 하시기를 거부하십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기적을 받는 이들이 성모님을 무시하고 예수님께만 감사를 드린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습니까? 
예수님은 이 기적을 통해 성모님께서 사랑받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혹은 만약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과 옷 등이 결국 아버지가 벌어오는 돈으로 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자녀가 아버지만 사랑하려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를 무시한 채 아버지에게만 오려고 하는 아이를 아버지는 반길 수 없습니다.
      
성경도 예수님께서 교회를 통하여 주시는 선물입니다. 
예수님께서 성경을 그렇게 교회를 통해 우리에게 주셨다면 성경을 통해 교회가 사랑받기를 원하셨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에 대한 사랑은 무시한 채 성경을 통하여 예수님에게만 가려 한다면 예수님의 마음이 기쁠 수는 없으실 것입니다.
      
성경은 가톨릭교회가 그리스도께로부터 물려받은 진리의 눈으로 수많은 글들 가운데서 추려내어 엮어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교회가 이해되고 사랑받기를 원했습니다.  
 
따라서 성경공부가 미사나 고해성사 등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라면 잘못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교회를 먼저 사랑해야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통해 주시는 성경을 사랑해야 교회도 사랑하게 됩니다. 
교회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지 않는 성경공부는 
아버지만 사랑하고 어머니는 무시하는 자녀와 같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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