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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25 조회수 : 486

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2코린토 4,7-15
마태오 20,20-28 
 
​“내가 마실 잔” 

하버드 대학에서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제목이 ‘러닝머신 실험’이었고 학생 130명이 이 실험에 참여하였습니다.  
 
최고속도의 러닝머신에서 5분 정도 달리게 한 실험이었습니다. 
실험은 빨리 끝났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진짜 실험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버드는 40년간 그들을 추적조사 했고 참가자들이 60세가 되었을 때 직업, 연봉, 삶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높은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재능 때문일 거야!”, “남들보다 IQ가 높겠지.”라는 추측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러닝머신 실험에서의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릿(GRIT)’ 점수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GRIT은 심리학에서 ‘한계에 다다랐을 때, 끝까지 참아내는 힘’을 말합니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끝까지 견디는 능력인 것입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체력에 한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한 발자국이라도 더 뛰려고 했던 사람들이 마지막에 성공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것으로 판명이 된 것입니다.  
 
이는 육군사관학교 실험, 초임 교사 실험, 세일즈맨 실험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냈습니다.
‘그릿(GRIT)’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아버지로부터 “니가 아무리 내 딸이긴 하지만, 머리가 나쁘니 성공하긴 어려울 거다. 
재능이 없으면 세상에서 성공하기 힘들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이 말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지만 그녀는 그 말을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뭐랄까, 단순히 ‘내가’ 재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기보다는, 재능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고 싶었어요.” 
 
그때부터 성공에 관한 연구를 계속 진행했고, 10년이 넘어가는 연구에 다들 시간낭비라고 했지만, 그녀가 43세 되던 해 전 세계 단 20명의 천재들만 받는다는 맥아더 상을 받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은 어머니와 함께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사람에게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 것이 ‘권력욕’이라고 합니다. 
물론 권력욕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에 동료 사도들은 그들을 비난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큰 꿈을 갖는 것은 잘못일까요?
예수님은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마시려는 잔은 ‘십자가의 죽음’입니다.  
 
예수님도 당신이 십자가의 죽음의 쓴 잔을 마시면 높은 자리를 차지함을 아시고 계셨고 그 길로 가시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니 하늘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그것을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방법이 잘못된 것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이것이 십자가이고 그리스도께서 마시려는 잔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하느님과 같아지려하였습니다. 
불순종을 통해 높아지려 한 것입니다. 
세상에서 높은 사람은 타인에게 순종할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 높은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순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기를 십자가에 죽일 줄 아는 사람이 가장 높은 사람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윗사람들이 볼 때 더 많은 급여를 주고 높은 자리에 앉게 하고 싶은 사람은 옳은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옳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렇게 함으로써 상관이 하는 일을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이 됩니다. 
상관은 그 말들이 비록 옳게 들린다고 하더라도 ‘기분’이 상하기 때문에 말은 받아들여도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머리보다 마음이 앞섭니다.
기분이 상하면 아무리 옳은 말도 받아들이려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말이 자녀들에게 ‘잔소리’가 되는 것은 옳은 말을 기분 나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옳으니 그렇게 해 달라고 기도를 자주 하다보면 하느님께서도 ‘내가 틀리고, 네가 옳다는 말이냐?’라는 기분이 드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저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다 잘 하시는 일이고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겠다고 내 뜻을 십자가에 못 박을 때 주님께서 높여주실 것입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가장 어리석은 생각들이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주님만이 진리이시고 옳으신 분입니다. 
 
십자가와 가장 가까운 말이 심리학에서는 그릿(GRIT)일 것입니다. 
그릿은 재능이나 아이큐처럼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연습으로 길러질 수 있습니다. 
노력하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잔을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을 기르기 위해 “작은 일이라도 완료하는 습관”을 만들어보라고 말합니다. 
먼저 아주 작은 계획들을 정해보는 것입니다.
거창할 필요는 조금도 없고, 오히려 지킬 수 있는 아주 작은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대신에 정한 계획은 ‘무조건’ 끝까지 완료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완료하는 습관을 기르고 나면, 사람들은 힘든 순간, 포기하기보단 한 발 내딛는 길을 선택합니다. 
끝까지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지금 드는 힘보다는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난 여기까지야.’라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누구도 자신이 갈 수 있는 한계까지 가보지 못했습니다.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건 재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중간에 포기했기 때문이에요.” 
 
우리도 하느님 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합시다. 
그러기 위해 오늘 작은 십자가를 찾고 그것을 꼭 완수하고 잠자리에 들 결심을 하면 좋겠습니다.
작은 것을 들지 못하면 그 근육으로 더 큰 것은 절대 들 수 없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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