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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17 조회수 : 493

7월 17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탈출기 3,1-6.9-12
마태오 11,25-27 
 
< 주님께 선택 받는 철부지 어린이 >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사인펠드’는 처음에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철저히 관행을 벗어난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영자들과 전문가들은 사인펠트의 평가서에 ‘빈약하다’와 ‘보통’ 사이에 점수를 주었다가, 그냥 ‘빈약하다’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와 같은 오류는 엄청 많은데, ‘스타워즈’, ‘이티’, ‘펄프픽션’ 등의 수많은 성공작들은 영화 제작 스튜디오 경영자들에게 여러 번 퇴짜 맞은 작품들입니다. 
‘나니아 연대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해리 포터’ 등도 출판사들에게 퇴짜 맞은 작품들입니다.  
 
우리나라 가수 서태지가 신인이 검증받는 프로에 나와 전문가들에게 혹평을 받는 장면은 
아직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인기 스타들과 전문가들은 서태지가 음악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놓을 신인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시청자 평가단입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대한 너무 편협한 시각을 지니고 있어서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점수를 먹이면 더 정확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시청자 참여단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자신들이 시청자들의 대표로 ‘선택 받았다’는 생각이 올바른 시각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리지널스’의 애덤 그랜트는 어떤 작품에 대해 가장 평가를 어긋나게 내리는 사람들은 그 작품을 만든 사람들과 그것을 팔아야하는 경영자들, 그리고 그 작품을 평가하는 전문가 집단이라고 합니다.  
 
작품을 내어놓은 사람은 지나치게 자신의 작품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고, 경영자들은 돈을 지키려는 마음이 강하며, 그리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뛰어남을 내세우기 위해 새로운 것을 지나치게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구상을 하여 자신의 사업이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여기저기 돈을 빌려서 망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확신을 믿고 보증까지 서 주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말만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아마도 이런 심리로 부모님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다른 아이들보다 과대평가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잘 알아볼까요?
선생님들은 잘 알아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중에 성장한 아이들은 선생님이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다르게 자랍니다. 
놀던 아이들이 더 성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류를 변화시킬 역사적 성과를 낸 이들은 선생님으로부터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 
선생님도 자신이 전문가라 아이들을 잘 평가할 수 있다고 교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만’이 물을 물로, 산을 산으로 못 보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입니다. 
일단 자신이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교만이 들어서면 그 사람의 판단은 흐려지게 됩니다.
물론 자기 자신이나 자기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해 자신이 내리는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처음 책을 쓸 때 분명 많은 사람들이 읽어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평가엔 교만이 섞여 있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교만은 뱀처럼 나의 눈을 흐리게 만들어 결국 선악과에까지 손을 뻗치게 합니다. 
 
예수님에 대한 평가는 누가 옳게 내릴 수 있을까요? 
성경은 항상 ‘어린이’라고 말합니다. 
교만이란 것이 아직 어린이의 눈을 흐리게 하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전문가들이라 자처하고 그렇게 인정받고 있었던 바리사이, 율법학자, 사제들은 
결국 하느님의 아드님을 못 알아보고 죽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버지께 이렇게 기도하시는 것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아버지의 뜻은 당신의 아드님을 내려 보내셔서 겸손한 이들을 찾으시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리스도를 참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믿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어린이처럼 겸손하고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선택받아 진리를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가장 큰 지혜는 어린이와 같이 깨끗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닌 이가 지니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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