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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10 조회수 : 490
6월 10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창세기 3,9-15.20 또는 사도행전 1,12-14
요한 19,25-34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링컨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서 기분 좋게 마차를 타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 대령이 한 명 앉아 있었습니다. 
대령은 위스키 병을 가방에서 꺼내 들고 “각하, 한잔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링컨은 손을 내저으면서 “나는 술을 못 하오”라고 말했습니다.  
 
조금 후 대령은 담배를 권했습니다.
그러자 링컨이 대령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대령!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마지막 부탁을 했소. 
술과 담배를 일생동안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는 것이었지. 
나는 어머니가 편히 눈을 감으실 수 있도록 하려고 일생 술 담배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네.  
 
목숨처럼 이 서약을 지키겠다고 말했지. 당신이 나라면 술 담배를 할 수 있겠소?”
그러자 대령이 말했습니다.
“저라도 술 담배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게 그런 어머니가 있었다면 나도 대통령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가르침을 줍니다. 
그런데 그 가르침 이전에 생명을 줍니다. 
그 생명을 준 것이 고마워서 가르침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녀는 어머니가 원하는 사람으로 자랍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성모 마리아는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우리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유언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만드는 가르침이십니다.  
 
성모 마리아는 이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 아드님으로부터 귀한 포도주를 얻어내십니다. 
이 포도주가 어머니가 가진 전부이고 우리는 그 포도주를 마셔 감사한 마음으로 성모 마리아의 가르침을 따릅니다. 
 
성모님을 향한 ‘교회의 어머니’란 칭호는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이를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성령강림 다음 날을 기념일로 정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성령강림 때 교회가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바로 카나의 혼인잔치 때 성모님의 중재로 우리가 마시는 포도주와 같습니다. 
그 포도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우리는 오늘 성모 마리아가 우리의 어머니이심을 믿고 어머니께 모든 것을 의탁하는 자녀의 신심을 키워야합니다.
교회의 어머니가 되려면 머리도 낳고 몸도 낳아야합니다. 
교회는 한 사람과 같이 머리와 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고 교회의 몸은 신자들입니다.  
 
우리는 성모 마리아는 교회의 머리인 그리스도를 낳으셨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낳으셨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신비가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간단하게나마 설명을 드립니다.
어머니라면 분명 아버지가 전제되어야합니다. 
여자 혼자 자녀를 낳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신랑은 하느님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으셔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신랑의 자격은 마치 남편이 밖에 나가 돈을 벌어주는 것처럼 목숨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신부의 자격은 신랑에게 감사하여 자신도 피를 흘려 자녀를 출산하고 교육하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은총이 충만하셨다고 성경에 나옵니다. 
하느님이 신랑으로서 성모 마리아께 당신 은총을 충만히 주신 것입니다. 
이에 성모 마리아께서 당신 자신을 봉헌하여 하느님 아드님을 낳으셨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어머니, 하느님의 어머니, 교회의 머리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이제 교회의 몸도 낳으셔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좀 복잡합니다. 
그리스도가 다시 성모 마리아의 신랑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분명 나이 서른 살까지는 성모 마리아의 아드님이셨는데 이제 아드님이 성모 마리아의 신랑이 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뀌는 순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입니다. 
 
세례 때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 직접 성령을 받으십니다. 
이 말은 아버지가 신랑이 되고 아드님은 신부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 이후부터 예수님은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여인’이라 부르십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를 청하는 성모님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
포도주는 바로 성령의 상징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당신 자녀들을 위해 어머니로서 신랑에게 은총을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하시는데 그 때란 바로 오늘 복음에서처럼 교회를 위해 피를 흘리시는 때입니다.  
 
성령은 하느님의 피입니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이 남편의 피인 것과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피를 흘리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예수님이 신랑이 되시고 성모님이 신부가 되며 탄생하는 교회인 요한이 자녀가 되는 장면입니다.  
 
세례를 받은 예수님은 이제 교회의 머리로서 모든 인간을 당신의 몸이요 신부로 보십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아담의 옆구리에서 빼낸 갈비뼈로 하와를 만드셨듯이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나온 피와 물, 즉 7성사로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신랑으로 삼아 그분의 아버지를 나의 아버지, 그분의 어머니를 나의 어머니라 
부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번역은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일 수가 없습니다. 
직역하면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입니다.  
 
이 상황에서 성모님이 그리스도의 어머니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녀를 탄생시키는 그리스도의 신부이기 때문에 ‘여인’일 뿐입니다.
요한은 성모님을 자신의 집에 모십니다. 
교회가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이는 마치 성모 마리아께서 그리스도를 당신 태중에 모신 것과 같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고 순종해야 할 분을 모시는 것입니다. 
교회는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기 때문에 그분 말씀에 순종해야합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자녀를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남편이 주는 것을 자녀에게 주고 자녀가 주는 것을 남편에게 전해줍니다. 
이것이 사제직입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성모님은 예수님과 교회 사이에서 이 역할을 가고 계신 것입니다. 
카나에서 포도주를 받으려면 성모님께 순종해야 했듯이 지금도 성모님께 순종해야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통하지 않고는 은총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성모님을 은총의 중개자라 부르는 것입니다. 
은총의 중개자가 곧 어머니입니다.  
 
이에 아기가 젖을 어머니에게서 찾듯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총을 성모 마리아를 통해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어머니를 모신 교회의 특권이요 행복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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