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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15 조회수 : 417

5월 15일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독서 : 사도행전 12,24―13,5ㄱ
복음 : 요한 12,44-50 
 
<​ 영광스러워지는 법 > 

성녀 구네군다는 바바리아의 공작인 성 헨리꼬와 결혼하였습니다. 
둘은 결혼식 날 동정서원을 발했습니다. 
남편 헨리꼬가 황제가 되어서도 둘은 동정을 지키며 신앙전파를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헨리꼬 황제가 사망하자 구네군다는 수녀원에 들어가 수도생활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의복은 전부 버렸으며 자신이 손수 만든 누추한 옷을 입고 주교가 축복한 수건을 쓰고 수도생활을 하였습니다.
구네군다 성녀는 수덕에 힘쓰며 아무리 천한 일이라도 싫어하지 않고 모범적인 행실로 하느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손재주가 좋아 여러 물품을 만들어 성당을 장식하였고, 병자 방문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15년간의 수도생활을 마치고 오빠라고 불렀던 헨리꼬 황제 옆에 나란히 묻혔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참으로 어리석은 삶을 산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신앙인 입장에서는 성인들입니다. 
왜 그럴까요? 
세상의 영광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영광을 추구하지 않는 만큼 하느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이들을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빛으로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다는 오늘 복음 내용은 복음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더 잘 해석이 됩니다. 
 
요한복음 12장 첫 번째 이야기는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 영광을 드리는 모습인 것입니다. 
여기에 두 인물이 대비되어 나옵니다. 
향유를 붓는 마리아와 그것을 반대하는 가리옷 유다입니다. 
 
마리아가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부어드리자, 유다는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라며 불평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두 상반되는 자세를 말합니다. 
 
유다는 돈을 좋아하였기에 비싼 향유가 예수님께 발라지는 것을 아까워하였습니다. 
그러나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 앞에서 세상 것을 쓰레기처럼 여겼습니다. 
누가 예수님께 영광을 드렸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다음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나귀를 타고 겸손하게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내용입니다. 
여기에서 사람이 영광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세상에서 죽으면 죽은 이에게서 나오는 피가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당신의 생명을 주셔서 
당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사람을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이것이 부활입니다.  
 
내가 십자가를 지면 하느님은 부활을 선물하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살려고 하면 영원히 죽습니다.
예수님은 유다인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세상에서 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보다 사람에게서 받는 영광을 더 사랑하였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빛’으로 세상에 오셨다고 하십니다. 
빛은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이 세상에서 영광을 포기해야 아버지로부터 받을 영광이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유다인들은 이를 믿지 않음으로써 아버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빛으로써 어떻게 영광을 받는지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나중에 누구도 핑계를 댈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영광을 받기 위해서는 하늘에서 오는 영광을 포기해야합니다. 
그래서 요한복음 12장은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제가 사는 동네 이름이 ‘죽산’입니다. 
우스갯말로 ‘죽어야 산다’라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이 곳은 순교자들이 처형을 당한 장소입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았던 선조들의 숨결이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살지 못하는 저 자신을 항상 반성하며 
오늘은 조금 더 주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은총을 청해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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