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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01 조회수 : 512

5월 1일 [부활 제2주간 수요일] 
 
독서 : 사도행전 5,17-26
복음 : 마태오 13,54-58 
 
< 내가 닮으려는 사람이 내가 향하는 곳이다 > 

어느 도시에 아름다운 소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최고의 예술가가 최고로 아름답게 제작한 도시의 명물이었습니다. 
비록 동상이었지만 그 소녀 동상은 아름답고 우아하며 고상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가난한 시골 소녀가 그 도시에 왔다가 그 소녀의 동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골소녀는 그 동상에게 반한 듯이 한참을 쳐다보다가 집에 돌아갔습니다.
소녀는 그 동상의 소녀를 닮고 싶었습니다. 
매일 동상을 보고 자기를 보았습니다. 
동상의 깨끗한 얼굴을 보고 집에 가서 세수를 했습니다. 
동상의 단정한 머리를 보고 자신의 머리 모양을 단정히 했습니다.  
 
다음 날 그 소녀는 다시 동상 앞에 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헤어진 옷을 수선했습니다. 
다음 날도 소녀는 동상 앞에 서 있었습니다. 
소녀는 동상의 소녀처럼 방긋 웃는 표정을 연습했습니다.  
 
소녀는 매일 동상 앞에 찾아왔고 동상을 닮아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도시를 아름답게 했던 동상의 소녀가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동상의 소녀를 닮으려는 시골 소녀는 어느덧 사람들이 닮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나의 선망의 대상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선망의 대상이 없이는 발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삶의 지향점이 있습니다. 
아기들은 부모를 지향합니다. 부모를 닮으려합니다. 
그리고는 친구들이나 TV 연예인들, 혹은 책에서 읽고 배운 위인들을 닮으려합니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누군가를 모방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발전할 수 없는 이유는 사람은 보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방에 갇혀 살았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아이는 말을 할 줄도 일어설 줄도 웃을 줄도 슬퍼할 줄도 모를 것입니다.  
 
영장류의 뇌 속에는 자신의 선망의 대상을 자신 안에 그대로 복제하는 세포가 있다고 합니다. 
웃는 것도 말하는 것도 우리는 누군가를 닮으려 했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성장해서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닮으려하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어떻게 구원하러 오셨을까요? 
어둠 속에서 헤매는 우리들에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러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빛’이셨습니다.
세례로 새로 태어난 우리는 이제 온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빛이신 분께로 나아갑니다. 
빛으로 나아간다는 뜻은 그리스도와 가까워진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와 가까워진다는 뜻은 그리스도를 닮아간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빛이셨고 그 이전까지 우리가 닮으려 했던 모든 사람들은 그 빛을 받아 보여준 달과 같은 역할을 하던 분들입니다.
그러나 이제 빛 자체이신 분이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고 하셨습니다. 
당신의 삶이 그 사람의 잘못됨을 드러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빛으로 나아갑니다. 
매일의 삶을 예수님의 삶과 비교하여 닮지 않은 것이 있다면 수정해나가도록 노력합니다. 
이것이 진리를 실천하는 이의 삶입니다.  
 
예수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진리를 실천한다는 뜻은 예수님이 사신대로 살려고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새로 태어난 이들은 예수님의 삶을 자신의 삶의 모델로 삼고 살아갑니다.
오징어잡이 배가 밝게 빛날 때 오징어들은 그 빛을 보고 위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배와 가까워지면 그물에 걸려 잡혀 올라옵니다. 
이것이 어둠의 세계에서 구출되는 방법입니다. 
 
어둠이 지옥입니다.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빛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녀야합니다.
요한복음 9장에 예수님께서 태생소경의 눈을 진흙으로 만들어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교부들은 이 내용을 세례성사로 해석합니다. 
세례로 새로 태어난 사람은 빛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 빛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도록 파견 받습니다. 
 
누군가를 바라만 봐도 닮게 되어있습니다. 
예수님이 빛이시고 빛을 볼 눈을 지녔는데 예수님을 닮아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일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면 아직 빛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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