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복음: 마태오 25,31-46
< 사랑은 원망하지 않습니다! >
영화 ‘완벽한 타인’(2018)에 유해진과 염정아 커플이 나옵니다.
유해진은 아내에게 애정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아내를 매우 엄격하게 대합니다. 뭐든지 트집을 잡습니다.
염정아는 무슨 빚이나 진 듯 남편에게 주눅이 들어있습니다.
유해진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자와 몰래 외도를 합니다.
자신을 잘 이해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염정아는 이렇게 된 이유를 설명합니다.
결혼 초에 염정아가 징역을 살아야 할 정도의 큰 교통사고를 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했기에 유해진은 자신이 운전한 것으로 가장하여 대신 징역을 삽니다.
그 이후부터 아내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염정아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차라리 그때 내가 그냥 징역을 살았어야 했어요.”
유해진은 자신이 가정을 위해 대신 징역을 살아준 것에 대해 아내를 원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한없는 사랑을 줍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아까워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사랑하면서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면서 행복하지 않다면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이집트의 신화에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이 두 질문에 모두 “예!”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당신은 인생에서 기쁜 일을 찾았습니까?”
“그리고 그 기쁜 일이 이웃을 기쁘게 하는 일이었습니까?”
사랑의 희생적인 면만 보고 자신은 고생만 했다고 여기면 그것은 사랑을 했던 것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내가 너한테 얼마나 많은 걸 해 줬는데!”라며 보답이 작은 것에 대해 원망스러운 말을 합니다.
보답을 바랄 것이면 해주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사랑은 하느님이 주시는 것을 흘려보내는 것이기에 어차피 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것을 받아서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어서 사랑이 자신 안에도 찰 수 있음에 감사해야합니다.
사랑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그 사랑을 받아주는 이웃에게 감사하지 못하다면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날에 예수님은 양과 염소를 나누듯이 심판을 하실 것입니다.
본성은 내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기억을 잘 못합니다.
염소는 모기와 같습니다.
모기는 남의 피를 빨아먹으면서도 그 피해를 준 것을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기쁜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감옥에 갇힌 사람에게 무관심했어도 죄책감을 못 느낍니다.
그냥 자기가 좋은 대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양들도 착한 일 한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자기가 행복해서 한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비는 꿀을 먹기 위해 이 꽃 저 꽃을 날아다니며 꽃들을 수정시켜줍니다.
그것들이 열매 맺게 도와주었대도 나비는 그 좋은 일을 한 것을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일이 자신에게 꿀처럼 행복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자신이 좋아서 하는 행위들이 사랑이어야 합니다.
태양은 자기가 좋아서 타지만 지구의 생명체를 살립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내가 행복해서 하는 것이기에 남에게 공치사를 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주면서도 모두에게 빚쟁이처럼 고개를 숙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유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는 톤즈에서 여러 해 지내면서 톤즈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제가 그들에게 얻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그들은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았고 부족한 가운데 나눌 줄 알았습니다.
톤즈 사람들과 아이들은 저를 사제로서 교육자로서 믿어줬고 친구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톤즈의 친구들에게 감사하면서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채권자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채무자입니다.
해주면서도 빚쟁이처럼 느낍니다.
그리고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사랑을 받아주는 사람 때문에 행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무언가 더 해 주었다고 생각하면서부터 본성이 양에서 염소로 바뀝니다.
사랑하십시오.
그래서 항상 행복하십시오.
그것 때문에 이웃에게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천국의 열쇠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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