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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17 조회수 : 421

2월 17일 [연중 제6주일] 
 
복음: 루카 6,17.20-26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 아프도록 사랑하면 >  

한 소녀가 산길을 걷다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거리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불쌍한 마음이 든 소녀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비를 구해 주었지만 소녀의 팔과 다리는 가시에 긁혀 피가 흘렀습니다.  
 
그런데 멀리 날아간 줄 알았던 나비가 순식간에 천사로 변하더니 소녀에게 다가와 자기를 구해 준 은혜에 감사하면서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소녀는 망설임 없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 살게 해주세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천사는 알았다며 소녀의 귀에 무슨 말인가 소곤거리고 사라졌습니다.  
 
그 후 소녀에겐 일평생 늘 행복이 떠나지 않았지만 어느새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임종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서, 할머니가 죽기 전에, 그 행복의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소녀였을 때 나비 천사를 구해 준 적이 있지. 
그 대가로 나비천사가 나를 평생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주었어. 
그때 천사가 내게 다가와 내 귀에 대고 ‘나를 구해 줘서 고마워요. 지금 나를 구해 준 것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면 꼭 도와주세요. 
그럴 때마다 행복 에너지를 많이 보내드릴게요.’ 라고 속삭이고 떠나갔습니다.”  
 
바오로 사도에 따르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결국 깨달은 것은 더 많이 줄수록 더 행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주기 위해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였던 것입니다.  
 
꽃은 꽃을 피우기 위해 존재합니다. 
꽃은 아름다움을 풍기고 꿀을 주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사람 또한 자신의 것을 나누어 줄 때 태어난 소명을 다 하게 되는 것이고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다움을 풍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왜 가난해지셨겠습니까? 아낌없이 주셨기 때문입니다.  
 
또 굶주린 이들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왜 굶주리셨겠습니까? 
배고픈 자녀들을 보시며 당신만 배불리 어찌 드실 수 있으셨겠습니까?  
 
또 왜 우셨겠습니까? 고통을 당하는 수많은 당신 자녀들을 보며 어찌 웃음이 나오겠습니까?
왜 미움을 당하셨습니까? 아버지의 뜻만을 따르셨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프도록 사랑하면 아픔은 없고 더 큰 사랑만 있다.”(마더 데레사)
그렇습니다. 
사랑은 주는 것이기에 나에게 남는 것은 가난과 배고픔과 슬픔과 멸시뿐일 수 있습니다.
성모님도 당신이 가지신 전부인 그리스도를 우리 죄를 위해 속죄 제물로 봉헌하셨습니다. 
그 때 예언자 시메온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당신의 전부를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고통스러울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성모님은 아낌없이 봉헌하십니다.  
 
스펀지는 그 안에 스며든 물을 최대한 많이 짜낼수록 더 많은 새로운 물을 흡수합니다.
우리의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이 남을 행복하게 할수록 더 새로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그리스도와 성모님의 영광스러운 승천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비워내지 않으면 어떻게 채워줄 수 있겠습니까?
아프도록 사랑하면 아픔은 없고 더 큰 사랑만 남게 됩니다. 
왜냐하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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