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살고 있는 중년의 부부가 15명의 청소년과 한 줄로 서서 웃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에 대한 설명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지요. 글쎄 부부가 청소년들의 무리와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이 아니라, 가족사진이라는 것입니다.
어머니인 로사 피크는 1989년에 남편 호세 포스티고와 결혼해서 18남매를 낳았습니다. 가족 전체가 한 달 동안 먹는 비스킷이 1,300개, 화장지가 95개 필요하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육아에만 전념하지 못하고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건강하게 잘 성장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18남매 중에서 셋은 심장병으로 하느님 곁으로 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도저히 힘들어서 못 살 것 같은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누구보다도 기쁘게 생활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합니다.
“매일 아침 미사에 갑니다. 미사 후 30분 동안 묵상을 해요. 그날 할 일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죠. 그게 저의 가장 큰 힘입니다. 저만의 마약인 셈이죠. 하루 30분의 기적입니다. 종교가 달라도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바쁘면 바쁠수록 멈춰 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사와 묵상을 통해 자신의 삶 안에 작지만 가장 커다란 힘이 되었다는 로사 피크의 말에 큰 공감을 하게 됩니다. 주님 안에서만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함께 참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남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그리고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땅에 뿌린 씨에 비유하십니다. 씨를 땅에 뿌리는 것은 사람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땅에 뿌려진 뒤로는 어떻게 자라는지 알 수가 없지요. 어느 순간에 줄기가 나오고, 또 이삭이 나오고, 또 낟알이 영글고 곡식이 익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느 순간에 이루어집니다. 하느님 나라도 어느 순간에 하느님의 힘에 의해서 우리에게 갑자기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십니다. 아주 작은 씨앗에서 가장 큰 관목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 역시 처음에는 작고 볼 품 없어 보이지만, 모든 새들이 깃들일 수 있는 겨자나무처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주님 안에서만 가장 큰 힘과 큰 기쁨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주님의 일 자체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일 자체가 처음에는 보잘 것 없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세상 것들로는 느낄 수 없는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체험하게 합니다. 이 주님의 일을 행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 일이 바쁘다고 주님의 일을 계속해서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의 변화를 또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에게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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