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연중 제3주간 수요일]
복음 : 마르코 4,1-20
< 걱정하면 예수님은 숨 막힌다 >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말씀인 씨가 각자의 마음 밭에 뿌려져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어떤 것은 길 위에 떨어져 새들이 쪼아 먹어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합니다.
어떤 씨는 돌밭 위에 떨어져 좋은 열매를 맺을 것 같았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시들어버립니다.
어떤 것은 잘 자라다가 가시덤불에 숨이 막혀 죽어버립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밭에 떨어진 것들은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은 주님의 밭이 되었기에 주님의 것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구원된 영혼을 가리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그 이유는 각자의 ‘믿음의 차이’ 때문입니다.
믿음은 내가 어떤 존재이냐를 결정합니다.
내가 새라고 믿으면 새처럼 날려고 할 것이고 동물이라 믿으면 동물처럼 살 것입니다.
만약 나이아가라 폭포 위 흘러가는 얼음 덩어리 위에 새와 염소가 동시에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조금 있으면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염소는 걱정하게 되고 새는 기대하게 됩니다.
염소는 죽을 걱정을 하고 새는 절벽 위를 신나게 나는 즐거움에 사로잡힙니다.
이렇듯 각 존재마다 자신에게 걱정을 주는 대상이 다릅니다.
자신 밭 위로 떨어지는 말씀의 씨앗에 대해서도 같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걱정해야 할 존재라고 믿고 있기에 걱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두려워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는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늘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하늘에서 오는 말씀에는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오직 세상 걱정만 합니다.
듣고 보는 것이 모두 세상 것들뿐입니다.
자신이 걱정하지 않으면 세상이 망하는 줄 압니다.
이런 사람이 오늘 복음의 길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죽음 이후를 생각하며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구원의 말씀을 들으면 이 세상 걱정에서 벗어나는 기쁨과 희열을 느낍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세상 걱정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돌밭과 같은 사람입니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라고 믿는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어려움이 닥치면 세상에 속한 사람이었음이 드러나는 부류입니다.
이런 사람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지만 막상 재정적인 어려움이 닥치면 그 걱정과 두려움에 하느님을 잊습니다.
걱정은 가시처럼 주님의 말씀이 열매 맺지 못하게 목을 조여 옵니다.
걱정이 많다는 말은 믿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새가 절벽 앞에서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세상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야합니다.
들국화 밴드의 전인권씨는 “그대여, 아무 걱정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라고 노래합니다.
그냥 지금 있는 걱정들은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심리치료도 이와 같이 합니다.
불안이 많은 이들은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들도 자신이 걱정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합니다.
기차역에 들어오는 모든 기차들이 ‘나의 기차가 아닌가?’를 걱정하며 기다리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때가 되면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그냥 그런 생각들은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 우리와 관련 있다고 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지나가버릴 것입니다.
내가 타야 하는 기차가 아닌 것입니다.
오로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말씀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걱정해야 걱정할 일이 안 일어날 것 같지만 모든 걱정할 일은 너무 걱정해서 발생합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티벳 속담이 있습니다.
걱정은 주님 말씀이 싹트지 못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손만 대면 금으로 변하는 신화에 나오는 인물처럼, 우리도 믿음으로 이 세상 걱정들을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내가 재벌의 아들이었음을 믿는다면 내가 잃게 될 이 세상 작은 돈들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 것들에 대해 걱정할 존재가 아니라는 믿음으로 내 안의 모든 걱정을 감사로 바꾸며 살아갑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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