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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0일 _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20 조회수 : 365


요한 2, 1-11(연중 주일)

 

 연중 제2주일입니다지난 주일에는 예수님의 세례를 통해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세상에 드러내주셨습니다오늘 <복음>에서는 그 아들의 가 왔음을 알려줍니다 는 천상잔치를 암시하는 혼인잔치가 벌어지는 때입니다그 날은 부활의 날을 상기시켜주는 사흘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 <1독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이 를 미리 알려줍니다그 때에 이렇게 말합니다.

다시는 네가 소박맞은 여인이라다시는 네 땅이 버림받아 온 여인이라 일컬어지지 않으리라.오히려 너는 내 마음에 드는 여인이라,

너의 땅은 혼인한 여인이라 불리리라(이사 62,4)


 그리고 <2독서>는 그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풍성한 성령의 은사들에 대해 말해주며오늘 <복음>은 그 혼인잔치가 벌어지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참으로 풍부한 의미들이 담겨 있습니다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의미 중의 하나는  그리스도의 때 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첫 번째등장하는 는 혼인잔치가 벌어진 입니다구약에서는 오늘 <1독서>에서 볼 수 있듯이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당신의 신부라 칭합니다그러니 혼인잔치는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이 하나로 결합되는 날입니다바로 이날카나에서 혼인잔치가 있었는데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습니다.”(요한 2,1) 성모님께서는 마지막 결정적 때가 벌어지는 십자가 아래에서도 아들과 함께 하셨듯이지금 공생활의 첫 시작에 함께 계십니다단지 함께 계실뿐만 아니라 아들의 를 열어 가십니다성모님께서 먼저 이 를 알아채시고예수님께 말씀하신다.

포도주가 없구나.”(요한 2,3)

 

 혼인잔치에서 참으로 난처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 사이에 포도주가 없다는 것은 옛 계약이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곧 결핍을 나타내는 숫자인 여섯 개의 항아리는 사랑이 결핍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더구나 그 항아리는 모두 비어 있어서 더 이상 줄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그래서 이제 일곱 번째의 항아리를 향하고 있습니다십자가에 달리신 당신 늑방에서 흘리신 새 포도주새 사랑이 필요해졌음을 암시해줍니다.새 계약의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성모님께서는 왜 이 사실을 잔치 주관자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예수님께 알리신 것은 예수님께서 그 포도주를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곧 성모님께서는 포도주가 다 떨어진 바로 이 사실에서 그리스도의 때가 왔음을 보았던 것입니다.

 <두 번째등장하는 는 예수님께서 직접 밝히시는 때입니다.

여인이시여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

 

 이는 예수님 자신의 때곧 그리스도의 때가 있음을 분명히 밝히시며당신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일을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여기에서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의 원문을 직역은 당신과 나 사이에 무엇이 있습니까?”라고 합니다그래서 공동번역에서는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이는 어머니와 아들에게 아버지의 뜻과 아들의 때가 있음을 암시해줍니다.

 결국어머니께서는 때를 구실 삼아 아들에게 거절당하십니다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조금도 무안해 하시거나 섭섭해 하지 않으시고모든 것을 예수님께 맡기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성모님께서는 요청하는 자세에서 순종하는 자세로 태도를 바꾸십니다비록 거절당했지만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모든 것을 그가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하십니다성모님께서는 자신의 뜻이 아닌 아들의 원의에 모든 것을 맡기십니다이토록 성모님께서는 명령이 있기도 전에 이미 순명하십니다믿음 안에서 예수님을 이미 잉태하고 계셨듯이믿음 안에서 이미 예수님께 순명하십니다제자들은 기적을 보고서 믿었지만마리아는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예수님의 권능을 믿으신 까닭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순명인가? 이 아름다운 일은 이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순명을 불러오는 참으로 아름다운 일로 번져갑니다곧 예수님께서 아직 자신의 때가 아니라고 하는 바로 그 그리스도의 때를 불러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순명입니다참으로 아름다운 순명의 3중주곡입니다마리아의 예수님께 대한 순명과 그 순명이 불러온 마리아에 대한 예수님의 순명그리고 마리아와 예수님께 대한 시중꾼들의 순명입니다.

 그리하여 과방장은 좋은 포도주를 이제까지 보관하고 계셨군요.” 라고 선포하게 됩니다그러나 묘한 것은 이 혼인잔치에서는 단지 과방장이 새 포도주를 맛보았을 뿐아직 그 누구도 아직은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세 번째>의 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지금이 바로 그 ’ 입니다과연지금이 새 포도주를 마셔야 할 ’ 입니다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함께 혼인잔치를 거행할 ’ 니다.

 그래서 카나의 이 혼인잔치에는 신부가 보이지 않습니다바로 우리가 그 빈자리로 초대받은 까닭입니다곧 신부로 초대받은 것입니다그러니 바로 오늘이 신부로서 예수님을 신랑으로 모셔야 할’ 입니다지금이 바로 구원의 예수님 영광의 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성찬례를 통해서 이 은혜로운 사랑의 포도주새 계약의 포도주를 마시게 될 것입니다.이제 우리는 어린양의 신부가 될 것입니다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신랑이십니다우리는 예수님의 피와 몸을 영함으로서 예수님과 결합할 것입니다당신께서 건네주신 생명으로 새로운 혼인계약을 맺고 합혼주를 마실 것입니다그렇습니다오늘이 바로 우리의 혼배 날입니다.

 축하드립니다이 혼인축일을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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