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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19 조회수 : 358

1월 19일 [연중 제1주간 토요일] 
 
복음 : 마르코 2,13-17 
 
< 인간이라 믿는 의인, 하느님이라 믿는 죄인 > 

어느 날 새끼 호랑이가 엄마와 풀밭에서 재롱을 떨며 장난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끼 호랑이가 어미 호랑이에게 물었습니다.
“나 호랑이 맞아? 
달리기도 못하고 토끼 한 마리도 못 잡고 사냥도 못하는 내가 호랑이 맞아?”
어미는 대답합니다.
“그럼 내가 낳은 새끼니까 너는 틀림없는 호랑이다.” 
 
또 물어 봅니다.
“강아지만도 못한데 나 호랑이 맞아? 
난 아무 것도 못하는데 내가 호랑이 맞아?”
자꾸 물어보니까 화가 난 어미 호랑이가 
“그래, 너 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개이고 싶은 이유는 개라면 그래도 괜찮은 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호랑이라면 못난 호랑이인 것입니다. 
 
제가 ‘나는 왜 교회를 믿는가!’라는 책에서 “여러분은 사람입니까, 하느님입니까?”를 질문하고 “여러분은 하느님입니다. 만약 사람이라고 대답하셨다면,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것을 읽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십니다. 
“내가 하느님이라고 여기는 것은 교만이 아닙니까?”라고 말합니다. 
아담과 하와도 선악과를 먹고 하느님처럼 되려고 하다가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맞는 의견 같지만 사실 틀렸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이라 믿었으면 죄를 짓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고 믿으니 하느님처럼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주님의 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의 자녀만이 바칠 수 있는 기도로써,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시작합니다. 
이제 사람의 자녀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라 믿고 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하느님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교만입니다. 
하느님처럼 되기를 원치 않는 것입니다.
하느님인데 지금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은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인데도 인간이라고 계속 믿고 싶은 것입니다.  
 
인간이라고 믿어야 하느님 자녀로서 온전하지 못한 모습에서 오는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어버리면 의인이 되고 하느님이라고 믿어버리면 죄인이 됩니다.
그렇다고 다시 인간이라 믿어버리면 안 됩니다.
하느님이라 믿으며 그 죄책감을 참아내고 더 하느님답게 살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인간이라고 믿으며 인간 중에서 그래도 괜찮은 인간이라고 여기며 사는 것보다는 하느님이라 믿으며 죄인임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어울리는 예수님의 모습이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눈에는 매우 거슬립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인간들 중 매우 뛰어난 인간들이라 믿고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인간의 삶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세리와 죄인들은 자신들이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일 수도 있음을 믿습니다. 
오히려 이런 죄인들을 예수님은 선호하십니다.
인간이기를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너는 하느님의 자녀다. 하느님이다.”라고 말해주기가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자신들의 인간적 행위로 인간임을 즐기는 이들이기에 하느님의 자녀라 믿게 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것이 됩니다. 
늑대라고 믿으면 늑대가 되고 사람이라고 믿으면 사람이 되며 하느님이라고 믿으면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그리고 그 믿는 본성대로 행동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본래 하느님의 자녀였습니다.
하느님의 집에서 하느님이 누리는 모든 것을 누리고 살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하느님과 같음에도 굳이 또 ‘하느님이 되려고’ 선악과를 따먹은 것입니다.
하느님이라고 믿지 못하니 하느님처럼 되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처럼 되려고 하면 하느님처럼 살지 못합니다. 
내가 이미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임을 믿어야합니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부족한 하느님임을 믿어야합니다.  
 
부족한 호랑이가 낫지 개라고 믿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느님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에서 모든 죄가 시작됩니다.  
 
인간이라 믿고 의인으로 살기보다는 하느님이라 믿고 죄인으로 살아갑시다. 
인간이라 믿는 사람은 인간 중 뛰어난 인간이 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인정받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자녀라 믿어버리면 그 모습에서 참으로 죄인임을 느끼겠지만 세상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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