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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09 조회수 : 299

어렸을 때 저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머리카락이었습니다. 워낙 뻣뻣해서 머리를 감고 나서 조금 지나면 옆머리가 붕 뜹니다. 차분하게 가라앉는 머리카락은 저에게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결혼하면 머리카락 힘이 없어지더라.”라고 말씀하시는데, 평생 결혼할 수 없는 저로써는 언제 차분한 머리카락을 소유할까 싶었지요. 미장원에 가면 미용사가 인상을 쓰면서 “손님 머리카락 때문에 가위 날이 다 버렸어요.”라고 말하고, 한 번은 “손님 머리카락이 제 손등에 박혔어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손등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저의 스트레스는 더욱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저는 머리카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머리카락의 힘이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여전히 뻣뻣합니다.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제 머리카락을 오히려 부러워하는 것입니다. 탈모 걱정 없이 이렇게 튼튼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좋겠냐고 말씀하십니다.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습니다. 사실 단점이라는 것도 자신이 단점이라고 단정 짓기 때문에 단점이 된 것은 아닐까요? 스스로가 단점들을 만들어서 위축되어 자신감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 중에서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심지어 우리가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분이십니다. 따라서 늘 용기를 가지고 생활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두려움 없이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맞바람으로 인해 배를 젓는데 힘들어 합니다. 저녁부터 새벽녘까지 배를 젓느라 고생을 하고 있지요. 분명히 힘든 상황이고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습니다. 커다란 스트레스의 순간입니다. 그러나 이 상황이 그들에게 결코 나쁜 순간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호수 위를 걸으시는 주님의 신성을 직접 목격하는 영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우리 삶 안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거리가 있습니까? 어렵고 힘든 상황으로 인해서 피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입니다. 그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렇게 늘 힘과 용기를 주시는 분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다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못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힘차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쳐야 하지 않을까요? 부족하고 나약한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대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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