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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04 조회수 : 358

1월  4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복음 : 요한 1,35-42 
 
< 성취 지향적 인간, 시스템 지향적 인간 >

어떤 분들은 교회 위기를 말하면서 가톨릭에서는 인기강사가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특별히 유튜브 시대인데 저에게 콘텐츠도 많으면서 왜 유튜브 채널을 만들지 않느냐고 나무라듯 충고합니다. 재능 낭비라는 것입니다.  
 
현시대 상황에 맞춰 인기 있는 사람들이 더 인기 있어져서 신자들의 목마름을 해갈시켜줘야 지금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목이 인기위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가톨릭교회 안에 얼마든지 훌륭한 강사님들이 많고 그분들이 유튜브나 여러 SNS 채널을 이용하여 좋은 말씀을 쏟아낸다고 해도 교회 분위기는 변화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말씀이 차고 넘치는 때입니다.
역사상 지금만큼 가톨릭 콘텐츠가 차고 넘친 적이 없었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다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부족한 것은 콘텐츠나 유명강사가 아니라 현시대에 맞는 시스템입니다. 
 
영원히 사랑받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신데렐라’라고 합니다. 
계모 밑에서 못된 언니들과 살면서 요정의 도움을 받아 왕자와 혼인한다고 하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그런 일이 거의 벌어질 수 없음을 앎에도 우리는 신데렐라의 성공을 바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신데렐라가 왜 사랑받는지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합니다. 
신데렐라의 언니들이나 계모는 왕에게 잘 보여 왕의 사랑을 받기를 원했습니다. 
저는 이런 상태를 ‘성공, 혹은 성취 지향적 성향’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족함을 왕자와의 혼인을 위해 채우려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성향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나타납니다. 
사랑이 부족한 부모로부터 자라면 아이들은 이런 성취 지향적 인간이 됩니다.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공부도 잘 해야 하고, 운동도 잘 해야 하고, 학원도 잘 다녀야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배고픔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도 남보다 잘하려하고 경쟁에 이겨 성취를 이루어내어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평생 일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능력을 믿고 세상을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은 “내가 없으면 되는 일이 없어!”입니다.  
 
하지만 내가 빠져서 되는 일이 없다면 인생을 잘못 산 것입니다. 
모든 것이 자기에게 의존되도록 만들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결혼해도 자신과 비슷한 평생 고생만 하는 자녀를 탄생시킵니다.
    
신데렐라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신데렐라는 요정을 만나 모든 성취를 이룹니다.
요정이 다 해줍니다. 
엄마에게 부족했던 사랑이 요정을 통해 채워진 것입니다.  
 
이때 갖는 것이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이미 성취를 이룬 사람입니다.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치 유리구두처럼 매력을 흘리고 다닙니다. 
잘 보이려고 특별히 노력하지도 않는데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왕자도 그 유리구두에 홀려 하인처럼 집안 청소를 하는 신데렐라를 찾아냅니다.  
 
그녀의 언니들이 왕궁이라는 시스템에 들어가려했던 것과는 반대로 그녀는 왕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인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 삶의 시스템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 안에서 나를 성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취된 나의 시스템 안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만들어놓은 시스템 때문에 자신은 빠져도 모든 일이 잘 돌아가게 만듭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책 중 ‘나는 네 시간 일 한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일주일에 네 시간만 일하면서도 수천, 수억을 벌어들입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가족과 함께 즐기며 살아갑니다.  
 
어떤 미국의 큰 부자는 “여러분이 잠을 잘 때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 것입니다.” 라고도 말합니다. 
이들은 자신을 파는 사람들이 아닌 자신이 만든 시스템을 파는 사람들이고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당신 개인의 성취로 세상 사람들을 당신께 모아들이려 하셨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그때 잠깐 반짝 하고 더 이상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분은 성취가 아닌 시스템을 만드는 분이셨습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당신은 빠질 생각을 하셨습니다. 
당신은 그저 교회를 세워놓고 교회가 당신 일을 하게 만들어놓은 다음에 당신은 빠지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성취한 분이시기 때문에 매력을 흘리고 다니십니다. 
그 매력을 쫓아오는 사람들에게 “와서 보아라!”, 혹은 “내가 너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하십니다.  
 
그분은 처음부터 당신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교회라는 것을 세워 성취하려 하신 것입니다.
물론 하늘나라에서도 성령을 보내시며 교회를 끊임없이 응원하고 계시지만, 당신이 교회 안에서 돌아다니시며 어떠한 역할을 하시지는 않습니다.  
 
당신이 만들어놓으신 교회 시스템 자체가 곧 당신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당신만 혼자 거룩하게 지냈다면 이렇게 오래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요?
그분은 당신 수도회를 세우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였습니다. 
자신이 만든 시스템을 판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들어와 있는 수많은 후배들이 그 사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 때문에 행복하여 그분에게 영원한 공경을 드리는 것입니다.  
 
나의 성공한 삶 자체가 나의 시스템입니다. 
그 다음 그 시스템 안으로 세상 사람들을 초대하는 삶이 진정 성공한 삶이고 영원히 사랑받는 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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