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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23 조회수 : 422

12월 23일 [대림 제4주일] 
 
복음 : 루카 1,39-45 
 
< 행복하려거든 부모를 믿지 마라 > 

제목을 보시고 깜짝 놀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리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부모’란 아직 올바른 신앙을 가지지 못한 부모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행복하려면 우선 돈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돈은 세 끼니만 먹을 수 있다면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모든 과학적 연구의 결과입니다. 
 
이를 위해 진화론을 믿는 ‘서은국’ 교수가 쓴 것이지만, ‘행복의 기원’이란 책의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라는 소제목의 한 챕터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화론을 믿는다면 행복을 위해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써야하지만 연구들은 그것과 반대의 결과를 내어놓기 때문에 그도 어쩔 수 없이 행복은 재물의 소유와 상관이 없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는 것에 불과하단 결론을 내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생의 여러 조건들, 이를테면 돈, 건강, 종교, 학력, 지능, 성별, 나이 등은 행복의 개인차의 10~15% 정도밖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의 이 10%의 행복을 위해 지금 행복할 수 있음에도 그 90%의 행복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일 대학 경제학자 로버트 레인(Robert Lane) 교수에 의하면 지난 50년간 미국의 평균 가계소득은 약 2배로 증가했지만, 미국인 중 ‘매우 행복하다’는 답변을 한 사람은 1957년에는 53%, 2000년에는 47%로 행복지수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기 때문에 소득과 비례한다고 믿겠지만 오히려 그들보다 부강한 일본의 행복도는 그 국가들에 비길 바가 못 됩니다.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보장된 자유, 타인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여러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는데, 한 예로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지금의 화폐가치로 약 100억 원의 상금을 받았던 복권 당첨자들에 대한 연구입니다.  
 
복권 당첨 1년 뒤, 21명의 당첨자들과 주변 이웃의 행복감을 비교했더니 놀랍게도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한국 대학생들이 행복하기 위해 가장 기대하는 것이 10년 넘게 변함없이 복권당첨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복권 당첨, 새 집, 월드컵 4강의 환희 등의 행복감은 어느 정도 지속될까요? 
저자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추적 조사해 본 결과 그들이 일상에서 겪는 좋은 일들(새로 생긴 남자친구, 대학원 입학 등)과 나쁜 일들(결별, F학점 등)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약 3개월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얼굴이 잘 생기고 못 생기고도 행복에 영향을 못 미치고,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아서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복권 당첨과 같은 행복을 추구하면 얻기도 어렵지만 비록 그 행복을 얻는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 짜릿함을 맛보았기 때문에,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해 더 불행해진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큰 차를 몰던 사람이 첫 차로 작은 차를 구입한 기쁨을 느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과 맛’이라는 제목으로 한 연구에서 대학생들이 초콜릿을 먹도록 하고, 한 집단에다가는 선명한 돈 사진을 한 장 은근슬쩍 보여주게 했는데, 돈을 본 학생들은 초콜릿을 먹는 둥 마는 둥 별 맛을 느끼지 못하며 먹었지만, 돈을 보지 못한 학생들은 웃고 떠들며 초콜릿 맛을 음미하며 먹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돈을 바라면 일상의 행복을 잃습니다. 
 
하지만 지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칩니까? 
좋은 대학 가야,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해야, 결혼을 꼭 해야, 주위에 친구가 많아야 등의 자신의 생각을 아이들에게 행복이라고 주입하지 않습니까?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을 키워준 덕분으로 부모의 말이라면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믿어버립니다. 
이렇게 3개월의 행복을 위해 평생을 소진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 마리아는 엘리사벳에게 이런 인사를 듣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왜 성모님은 부모를 믿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믿으셨을까요? 
부모의 말을 믿으셨다면 어떻게 되셨을까요? 
 
“여자는 예쁘게 자라서 훌륭한 신랑감을 만나 아들 딸 잘 낳고 신앙교육 잘 시키며 사는 게 제일 행복하단다.”
이런 말을 믿었다면 진정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천사의 말을 믿으실 수 있으셨을까요?  
 
아마도 즈카르야처럼 의심하셨을 것입니다.
성모님의 믿음은 인간이 하느님처럼 행복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하느님은 복권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으십니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을 때 느꼈던 바로 그 행복을 추구합니다. 
 
베드로 사도도 부모의 말을 믿고 인간은 물 위를 걸을 수 없다고 믿었다면 예수님이 걸으신다고 감히 자신도 걷겠다고 말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이 인간 이상의 행복을 우리가 누리기를 원한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면 당신처럼 행복하기를 바라신다는 것을 믿은 것입니다.
그래서 주저 없이 물로 뛰어내린 것입니다.  
 
물 위를 걷는 행복, 이는 인간은 그럴 수 없다고 믿고 있었던 나머지 사도들은 느낄 수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그 행복의 시작이 교회의 시작이 되었던 것입니다. 
 
행복은 이렇게 누군가에 의해 주입되고 그것을 믿으면 나의 행복이 됩니다. 
보통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너는 이만큼 행복할 수 있어!’라는 믿음을 줍니다. 
돈을 벌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더 큰 행복을 추구할 수 없도록 믿음의 금을 그어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는 자신이 그 정도 주제밖에 되지 않는다고 믿어버리고 더 큰 행복의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합니다. 
 
유튜브에 책을 소개하는 유명 유튜버 중 ‘김새해(잔다르크)’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초등학교 때부터 총 7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예뻐 보이지 않으면 그런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 폭식증을 10년 넘게 앓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거식증도 함께 앓았다는 것입니다.  
 
매우 가난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이 남겨 놓은 음식을 몰래 비닐에 싸 냉장고에 얼려놓고 그것을 녹여 먹어가며 산 세월이 길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돈이 생의 전부였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결국 신장에 문제가 생겨 죽을 위험에 놓였습니다. 
병원에 1년 동안 입원해 있었다고 합니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계속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만 중얼거렸습니다. 
그러자 삶이 바뀌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음을 믿은 것입니다.  
 
그러자 자기 자신이 소중하게 여겨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도 믿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죽음의 위기에서 다시 건강을 찾게 되었고 지금은 유명 유튜버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벌고 있습니다. 
돈을 쫓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고 자녀도 3명씩이나 낳아서 잘 키우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 결정해 놓은 대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나쁜 일이 일어나면 ‘거봐 맞잖아. 내 팔자에 뭔 행복이 있겠어!’라고 자신이 정해놓은 행복을 합리화하며 살아갑니다.  
 
지금 우리가 불행하다면 누군가 그런 나의 행복의 수준을 믿게 한 것이고 그 믿어버린 것이 맞도록 살아가는 것뿐입니다. 
물론 행복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물 위를 걸을 수도 있고 그리스도께서 누린 행복을 똑같이 누리며 살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내가 더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끊임없이 되뇌고 믿읍시다. 
그러면 오늘 성모님께서 들으신 그 말씀을 우리도 듣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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