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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22 조회수 : 408

12월 22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 
 
복음 : 루카 1,46-56 
 
< 행복은 성취감보다 소속감이다 > 
    
해리 할로우 박사의 실험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미로부터 떨어진 격리 원숭이는 젖은 주지만 차가운 철사로 된 어미 인형보다는 젖은 주지 않지만 포근한 느낌을 주는 수건이 감긴 어미 인형을 더 좋아했습니다.  
 
이는 원숭이 정도 되면 무리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행복보다는 소속감에서 오는 행복을 더 추구하도록 태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리에 소속되기 위해 원숭이가 배워야하는 것은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행위 없이 관계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모기는 ‘떼’라고 하고 원숭이는 ‘무리’라고 부르며, 인간은 ‘공동체’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배우기 위해 모든 동물들은 각자가 형성해야 할 집단의 응집력 정도에 따라 부모로부터 보살펴져야 하는 시기가 각자 다릅니다.  
 
인간은 거의 20년을 부모와 함께 지내도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녀들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20년은 웬만한 동물들은 태어나서 생을 마감하는 시간입니다. 
 
동물의 무리와 다르게 인간의 공동체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사랑의 행위뿐만 아니라 ‘신뢰’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물도 그럴 수는 있지만, 인간은 특별히 언어라는 것을 가지고 있고 행위나 표정도 거짓으로 남을 속일 수 있기 때문에 겉모양으로만 사랑의 행위를 한다고 해서 공동체가 잘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공동체 안에도 속이려는 사람들이 양의 탈을 쓰고 숨어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합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남을 속여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가 깨어진 공동체는 그 응집력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라즈 라후나탄의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책에서 똑똑한 사람들은 남을 잘 신뢰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여기서 똑똑한 사람들은 타인보다는 자신을 더 믿는 사람입니다. 
신뢰란 자신을 믿지 않고 타인에게 더 큰 믿음을 주는 매우 위험한 모험입니다. 
하지만 그 모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 공동체의 응집력이 크기 때문에 소속감에서 오는 행복도도 증가합니다. 
가장 큰 응집력을 갖춘 공동체는 가족입니다. 
 
실제로 ‘전반적으로 대다수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사람을 대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대답하기보다는 ‘대다수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은 국가일수록 국민이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인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는 국민의 65% 정도가 자국민 대다수를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한 반면, 비교적 불행한 국가인 그리스와 러시아에서는 그 비율이 10% 미만이었습니다.  
 
공동체의 신뢰를 통한 응집력과 그 공동체 구성원의 행복정도가 비례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 마리아는 이렇게 당신 기쁨을 노래하십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당신은 보잘 것 없는 비천한 종이지만 하느님께서 당신을 굽어보셔 당신을 어린아이처럼 품에 안아주신 것에 대해 기쁘다고 노래하십니다.  
 
이 노래는 성모 마리아께서 늙은 나이에 임신한 엘리사벳에게 봉사하기 위해 엘리사벳 집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차 성모 마리아를 찬송한 것에 대한 응답입니다.  
 
다시 말해 성모 마리아는 엘리사벳이 노래하는 대로 당신이 이루신 업적 때문에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인정받는 것 때문에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시는 것에 대한 매우 강한 신뢰심을 나타내십니다.
내가 부모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하며 ‘입양 된 사람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때 가장 고통스러운 것과 반대의 상황인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스스로 죄를 짓고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주님의 뜻을 따름으로써 주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신다는 믿음을 더 확고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복음을 전하고 돌아온 당신 72제자들에게 그들이 한 일 때문이 아니라 하늘에 그들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 것 때문에 기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들은 주님께 사랑받는다는 믿음을 더 굳건하게 만든 것이고 그 소속감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행복은 어떤 성취를 이루어내는 것보다 그 성취를 이룸으로써 주님 가족 안에 소속되었다는 그 믿음에 바탕을 두어야합니다.  
 
행복은 존재감보다 소속감에 더 기초하는데 그 소속감은 신뢰에 바탕을 둡니다. 
그리고 신뢰는 그 공동체가 마땅히 살아내야 하는 것을 해 내었을 때 더 커집니다.  
 
성모 마리아는 이렇게 인간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신 우리 모두의 행복의 모델이십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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