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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16 조회수 : 285

요즘 사람들은 사진을 참 많이 그리고 쉽게 찍습니다. 예전과 같은 필름 카메라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찍는 디지털 카메라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쉽게 사진을 찍을 수가 있습니다. 종종 저의 모습을 찍어서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분명히 잘 나오고 멋져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컴퓨터로 확인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사진의 작은 화면으로는 분명히 잘 나온 것 같은데, 컴퓨터 모니터의 대형 화면으로 보면 구도가 맞지 않거나 또 초점이 맞지 않는 등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입니다. 

확대를 해봐야 잘 찍힌 사진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좀 더 확대해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돌아올 성탄을 위해 우리들은 지금 판공성사를 봅니다. 성지에서도 판공성사를 위해 고해소를 찾아오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 죄 없어요. 죄 하나도 짓지 않았습니다.”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죄 없는데 왜 고해소에 오셨어요?”라고 물어보면, “판공성사를 꼭 봐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왔습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아무런 죄도 짓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겉으로 눈에 보이는 죄를 짓지 않을 수는 있어도 마음으로 짓는 죄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한 순간만 그리고 한 모습만 보면 아무런 문제도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여겨 집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확대해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많은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화장실 변기 옆에서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자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더럽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24시간 늘 옆에 끼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화장실 변기보다 더 더럽다고 합니다. 주인을 따라 박테리아(세균)의 서식지로 적합한 대중 교통수단, 공공 화장실은 물론 온갖 곳을 다 다니기 때문에 갖가지 세균이 득시글거린다는 것이다. 글쎄 화장실 변기보다 10배나 많은 박테리아 등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화장실 변기보다 더 더러운 곳에서 먹고, 또 자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 휴대전화에 붙어 있는 세균들을 확대해서 바라볼 수 있다면 절대로 옆에 끼고 다니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내 삶도 확대해서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의 더러운 문제들을 발견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에게 메시아를 준비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이에 세례자 요한은 나눔과 정의 그리고 사랑을 철저하게 실천해야 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을 잘 준비하는 것이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을 확대해서 바라볼 수 있는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목표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깨끗한 내 자신을 만들 수 있으며, 참 행복의 길에 도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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