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대림 제2주간 수요일]
복음 : 마태오 11,28-30
< 믿음은 먼저 행동하게 만든다 >
구원의 기준은 행위일까요, 본성일까요?
바오로 사도는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된다고 합니다.
믿음은 행위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성을 변화시킵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은 물과 성령으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하십니다.
새로 태어나면 얻게 되는 것이 바로 새로운 본성입니다.
우리는 인간이지만 하느님의 자녀라 믿어 하느님 자녀가 되고 비로소 하느님 자녀의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교리로 벗어날 수 있는 오류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행동주의’입니다.
행위가 가치가 있다고 말하며 마치 주님의 은총이 아니라 자신의 행위 때문에 구원받는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나의 선한 행동 때문에 구원에 이를 수 있다면 주님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당신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하실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나의 행위에 가치가 없다고 믿어야 주님의 은총 덕분으로 구원된 것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을 심판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하시며 우리에게 ‘멍에’를 메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멍에는 일을 시키기 위해 소에게 주인이 메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행위를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인 것입니다.
행위로 구원 받는 것은 아니지만 행위를 변화시키기 위해 예수님께서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렇게 행위를 바꿔주어야만
자신을 억누르는 무언가로부터 해방되어 ‘안식’을 누리게 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참 안식은 나를 예수 그리스도처럼 행동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던 자아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자아는 생각을 통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땅으로 끌어 잡아당겨 하늘을 바라볼 수조차 없게 만들어버립니다.
행위로만 구원받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행위에 바탕을 둔 믿음이 아니면 본성이 변할 수 없어 구원에 이를 수 없는 것입니다.
멜 로빈스의 베스트셀러 ‘5초의 법칙’은 행동이 결국 나를 사로잡던 자아로부터 벗어나게 만드는 유일한 길임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책그림’이 이 책을 매우 잘 정리하여 놓았기에 저는 이것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5초 안에 행동하지 않으면 ‘해야 한다는 알람’은 영영 꺼지게 됩니다.
알람이 울리면 우리는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조금 미루는 순간 영악한 뇌는 우리를 유혹해옵니다.
‘너무 피곤해.’ ‘10분만 더 자도 될 거 같은데.’ ‘내일부터 해도 인생이 변하진 않아.’
설득에 넘어가는 순간 하루의 시작이 엉켜버립니다.
여기 다른 방식이 있습니다.
일어나야 한다는 느낌이 든 순간, 바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5-4-3-2-1’ 이불을 걷어 젖히고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5초를 세고 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 이는 자신에게 합리화하는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5초를 세는 이 단순한 법칙이 얼마나 강력한지 여러분께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 ‘5초의 법칙’입니다.
저자 멜 로빈슨이 테드 강연에서 처음 소개한 이 법칙은 순식 간에 1,000만 명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SNS에서는 그녀의 강연으로 삶이 바뀐 사람들의 사연으로 가득했죠.
이 법칙에 무엇이 숨어있기에 극적인 효과를 가져왔을까요?
저자가 이 법칙을 처음으로 발견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그녀의 삶은 엉망이었습니다.
그녀는 실직의 위기에 처해졌고 남편의 사업은 급속도로 나빠져 갔습니다.
빚을 냈고 남편은 멀어져갔으며 그녀는 무기력의 덫에 빠집니다.
분명 그녀는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사소한 것들이었죠.
제 시간에 일어나기, 남편에게 다정하게 대하기, 술을 줄이기. 하지만 그녀는 그중 어떤 하나도 행동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녀는 TV에서 로켓 발사 광경을 봅니다.
‘4-3-2-1-0 발사!’ 그 순간 그녀는 내일 아침부터 저 로켓과 같이 5초를 카운트다운하고 바로 일어나보자고 다짐했습니다.
다음 날 알람이 울리는 순간, 그녀는 그동안 해본 적 없는 일을 합니다.
자신의 기분을 무시했습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5-4-3-2-1’
그 다음 잠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단지 그걸로 그녀의 인생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모든 결정에 5초의 법칙을 적용했습니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피곤해서 하기 싫어지는 순간 5초를 센 다음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남편에게 까칠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5초를 센 다음 다정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존감의 변화였습니다.
무기력에 빠져있던 그녀는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지금 그녀는 가장 주목받는 CNN의 방송 진행자이자 라이프코치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저한 순간 우리 뇌에게 설득당하기 때문입니다.
놀고 있다고 공부나 일을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여러 가지 변명거리가 떠오릅니다.
조금만 더 놀아도 괜찮을 거라는...
5초의 법칙의 비밀은 그 변명거리를 차단하는데 있습니다.
행동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며 5초를 세는 순간 우리의 뇌는 변명을 찾는데서 관심을 끄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건 사소한 것들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꾸준히 운동하기.
집중해서 일하기.
주변 사람에게 다정하게 말하기.
삶이 변하는데 필요한 건 현자의 엄청난 조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변화하지 못하는 건 행동으로 바로 옮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뇌의 달콤한 유혹, 자기 합리화의 변명에 빠져 주저하고 미뤘기 때문입니다.
행위는 본성을 따릅니다.
사람은 사람의 행위를 하고 짐승은 짐승으로 태어날 때 받은 본성의 행위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려면 먼저 하느님의 자녀임을 믿어야합니다.
믿는 대로 나의 본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가 부모의 사랑을 받고 부모가 인간인 것처럼 우리도 인간이라고 믿었기에 인간이 되었고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행위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만이 우리 자신의 본성을 변화시키고 행동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믿는다면 행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다가가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자녀라 믿게 된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행위를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래서 행위에 바탕을 두지 않는 믿음은 마치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직 믿음만으로!’라는 루터의 생각과 다른 교리입니다.
믿음으로 본성이 변하는 것도 맞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 믿음만으로는 본성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아기는 자신이 사람이라 믿으면 바로 말을 하려고 하고 일어서려고 합니다.
행동의 변화를 보이는 것입니다.
자신이 사람임을 알아서가 아니라 부모처럼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행위가 부모처럼 자연스러워질 때 비로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됩니다.
우리도 아직 하느님의 자녀가 어떤 존재인지 잘 모릅니다.
행위를 해 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누리는 안식을 누리게 됩니다.
우리는 변하기 위해, 그리고 내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기 위해 그분께서 메어주신 우리 멍에가 시키는 대로 ‘먼저’ 행동해야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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