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2월 1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11 조회수 : 288

산책을 하다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서쪽으로 해가 지면서 노을이 지고 있는 모습이었지요. 이 장면을 기록에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휴대전화를 찾았습니다. 옷의 모든 주머니를 뒤졌지만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습니다. 산책을 나오면서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마음으로만 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사진기가 있을 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막상 없을 때에는 이런 멋진 장면이 보일까?’

사실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그 장소는 제가 자주 걸어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면 1년 365일 중에서 똑같지는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아름다운 장면이 몇 차례 있었을 것입니다. 이는 평소에 그렇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걷지 않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삶이라고는 하지만 사진에 담고 싶을 만큼의 아름답고 멋진 삶이 전혀 없었을까요? 특별한 일, 특별한 장소, 특별한 때에만 멋지고 아름다운 삶이 보일까요?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의 삶 안에서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즉, 나의 일상 삶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삶이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소홀하면 소홀할수록 내 삶 안에서 계속 등장하는 멋지고 아름다움을 놓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일상 삶 안에 많은 주님의 멋지고 아름다운 선물이 있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선물을 보지 못하고 또 갖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양 비유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양 백 마리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선다고 하십니다. 사실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혹시 그 한 마리를 찾으러 나갔다가 산에 남겨 둔 아흔아홉 마리의 양까지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한다는 말처럼, 가슴 아파도 있는 아흔아홉 마리에 집중하는 것이 지혜로워 보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작은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해주시지요. 단 한 명도 잃지 않으려는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하십니다. 이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이런 사랑을 가지고 내 평범한 일상 안에서 끊임없이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착한 목자를 따르는 착한 양의 모습이 될 때, 구원의 길은 멀리에 있지 않게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