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대림 제2주간 화요일]
복음 : 마태오 18,12-14
< 자존감 하늘까지 키우는 법 >
사람의 행복은 그 사람의 자존감과 비례합니다.
‘나는 참 소중한 사람이구나!’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는 왜 태어난 걸까?’라고 말하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무엇에 쓰여야하는지 모르는 물건처럼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받기를 원합니다.
이것이 누구에게나 있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자존감은 스스로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줍니다.
아이 때는 부모의 사랑이 자존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합니다.
아이는 그래서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이제 부모로부터가 아닌 세상의 인정을 받으려합니다.
부모의 수준을 넘어섰다면 부모로부터 받는 인정은 이제 큰 기쁨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YTN ‘좋은 뉴스’에 한 간호사의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근무하는 정다슬 간호사입니다.
2016년 2월 11일 오후, 버스를 타고 가던 중에 미동 없이 앉아있는 60대 남성을 발견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낍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에서 동공을 확인하고 맥박을 체크 해, 심폐 소생을 시도합니다.
홀로 15분 넘게 버스 안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였고, 이후 119 대원들과 함께 심전도 리듬이 돌아올 때까지 응급처치를 함께 했습니다.
이 일은 그 남성의 가족이 병원 고객 상담실에 감사편지를 남기며 알려졌습니다.
한 작은 관심이 꺼질 뻔한 생명을 살린 고마운 소식입니다.
오늘 복음에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어쩌면 무시해버려도 되는 상황이지만 목자는 자신의 자녀를 잃은 것처럼 그 양을 찾아 나섭니다.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찾으려 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다슬 간호사가 그런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무시해버려도 되는 상황. 그러나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관심 가져 줄 수 없는 사람.
그래서 나설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얻는 열매는 자신의 친구들과 만나고 술을 마셔도 채울 수 없는 존재의 무게를 높여줍니다.
자신이 관심 가져주지 않아도 자신 곁에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이제 자존감을 상승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 큰 칭찬을 받아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이 하지 않는 성취를 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목자는 한 마리의 양이라고 하더라도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고, 잘 따라오는 양보다도 뒤처지는 양에게 더 큰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아니었으면 길을 잃고 죽을 수 있었던 양을 다시 찾게 되면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게 됩니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었다면 그 존재의 이유는 한없이 커집니다.
‘나도 이렇게 큰 역할을 위해 존재하는구나!’ 예수님께서 만약 가리옷 유다를 구원하실 수 있으셨다면 예수님은 나머지 열한 제자들보다 더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구원받기 어려운 가리옷 유다를 끝까지 사랑하신 데는 그만큼 큰 기쁨을 추구하고 계셨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부모가 주는 칭찬은 아이 때 이후로는 크게 자존감을 높여주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도 그 이후 많은 역할을 해 주지만 그것으로도 만족할 수 없습니다.
한 나라의 사람들이 알아주면 그건 엄청난 자존감의 상승을 맛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자존감은 이제 하늘의 천사들이 기뻐해줄 때 높아질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왔을 때 하늘의 천사들이 기뻐하는 것은 바로 내 양심이 기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 자신이 내 자신에게 “참 잘했다!”라고 말해줄 수 있을 때 그것이 참다운 행복이 됩니다.
내 안에 하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하늘이 나에게 박수를 쳐 줍니다.
그것이 나의 자존감을 하느님의 자녀의 수준까지 상승시켜 줍니다.
하느님의 자녀의 자존감은 하늘이 인정해 줄 때 생기게 됩니다.
그럴 때 하늘의 행복을 맛보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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