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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08 조회수 : 391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 
 
복음 : 루카 1,26-38

< 아이가 성당 안 가면 밥 주지 않는 엄마 > 

구약에서 파라오의 종살이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느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선택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모세입니다.  
 
그러나 파라오의 힘이 너무 강력하여 태어나는 사내아이들은 태어나는 족족 나일강에 던져져야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모세가 자신의 진정한 적이 누구인지 알게 될 때까지 그를 파라오의 세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성장시켜 줄 누군가를 미리 정해놓으셔야 했습니다. 
그 사람이 파라오의 공주입니다. 
 
이집트 땅에서 오직 이 공주만이 파라오의 명을 거스를 수 있는 자유를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누구도 파라오의 명을 어길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모세는 파라오의 공주에게 발견이 되었고 파라오의 공주는 그가 파라오와 맞서야 함을 알 때까지 성장시켜 주었습니다. 
만약 모세가 파라오와 맞서기 전에 공주의 품을 벗어났다면 그는 파라오의 손에 죽거나 아니면 파라오의 종이 되어버렸을 것입니다.

신약에서 파라오는 사탄입니다. 
마귀이기도 하고 우리를 죄로 이끄는 성향인 자아이기도 합니다.  
 
에덴동산의 뱀이 파라오인 것입니다.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은 이 원죄의 지배하에 빠지기 때문에 누구도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자아는 ‘세속-육신-교만’이라는 욕구를 통하여 모든 인간을 태어날 때부터 죄의 종살이를 하게 만듭니다.
     
만약 예수님도 그렇게 죄의 종살이를 하도록 원죄를 지니고 태어나시게 된다면 구원자가 되실 수는 없습니다. 
자신도 이기지 못한 죄에서 누구를 구원해 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죄와 싸워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아를 보내시기 이전에 그를 죄에 물들지 않도록 성장시켜줄 죄로부터 자유로운 한 인물을 먼저 정하셔야 했습니다. 
그분이 바로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구원 소명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 창조이전부터 죄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를 받으신 분이십니다.  
 
모세가 공주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혼자서는 죄로부터 자유롭게 성장할 수 없는 처지로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성모님의 도움 없이는 죄에 물들지 않게 태어나실 수가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인류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와 협력하신 성모 마리아를 기리며 주님과 함께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니들이 성모님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교회에 머물지 않게 한다면 아이들은 세상 돈과 쾌락과 힘에 맛 들여져 어렸을 때부터 죄에 물들고 세상의 종살이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 어머니는 제가 성당에 가지 않으면 거의 밥을 주시지 않을 정도로 다그치셨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어렸을 때 세상에 물들지 않게 성장시켜 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렸을 때 더 세상에 물들었다면 제가 사제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정은 이전과 매우 다릅니다.
아이들이 중학생만 되면 성당에 나오지 않습니다. 
세상 경쟁에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도 있지만 부모도 이미 세상의 힘에 지배받기 때문입니다.  
 
부모도 아이가 공부 잘 하는 게 좋고, 성공하는 게 좋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들에게 원망을 듣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냥 죄에 물들도록 아이들을 세상의 지배하에 방치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모로부터 키워지는 아이들도 세상과 자아가 자신이 싸워나가야 할 원수임을 깨닫기도 전에 이미 그것들의 지배하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 때 그런 상태로 자라서 어른이 되어 다시 세속과 육신과 마귀와 싸워 승리하여 구원에로 나아가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야곱은 레아와 결혼하여 장인인 라반에게서 탈출하는 중이었습니다. 
라반은 자신의 손주들을 데리고 말도 없이 도망가 버리는 야곱과 딸들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세속에 빠져있는 라반 밑에서 자녀들을 키운다면 자녀들은 또 남을 속여서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하늘나라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로 자라날 것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을 데리고 탈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레아가 아버지인 라반이 우상으로 섬기는 것을 훔쳐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에 라반은 그들을 쫓아갈 명분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것을 찾으려 뒤져도 그 우상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레아는 세상 사람들이 우상으로 섬기는 돈과 명예와 쾌락을 깔고 앉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머니에게서 자녀가 자라나야 세상을 이길 수 있는 하늘나라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세상 것을 좋아하면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세속에 물들게 되고 성당에 나오지 않게 됩니다.

어머니들은 레아나 파라오의 딸과 같이 세속에 물들지 않아 자녀들도 그 자아와 세속의 힘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길러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벌어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 자신의 책임 하에 두고 교육시켜야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품과 같이 세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교회의 품입니다.
자녀들을 그 품에 머물게 하기 위해 이전처럼 성당에 나가지 않으면 밥을 주지 말아야합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동안은 부모가 아이들의 원망을 듣더라도 교회 안에서 세상의 욕구로부터 자유로운 성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를 구원하실 분으로 성장시키신 원죄 없으신 동정 마리아를 기리며 닮은 길입니다.  
 
아이가 성당 안 갈 때 밥 주지 않는 엄마, 이 엄마가 아기를 가장 사랑하여 세속의 자녀가 아닌 천국의 시민으로 이끄는 성모 마리아를 닮은 엄마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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