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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1-23 조회수 : 369

11월 23일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복음 : 루카 19,45-48

< 변하지 않는 학생이 스승을 죽인다 > 

백종원 씨의 ‘골목식당’을 보면 백종원 씨가 충고를 해 주는 것들을 그때는 받아들이는 듯 하다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식당주인들이 나옵니다.  
 
어떤 주인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음식의 장인으로 나온 적도 있습니다. 
거기에서는 음식의 달인처럼 소개되었으나 프로그램에서는 백종원 씨에게 많은 질타를 받습니다. 
그리고 백종원 씨의 충고를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 주인은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싶어서 나온 것이지 배우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닌 것입니다.
     
백종원 씨의 충고들이 모두 진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어쨌건 자타공인 음식업의 달인으로 인정받기에 식당이 안 돼 힘들어하는 골목식당 사장 입장에서는 그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충고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알아주지 않는 백종원 씨나 손님들에게 원망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합리화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을 대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할 수 있습니다. 
루카복음은 우리 고통의 모든 문제를 재물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복음서 전체에서 재물을 이웃과 나눌 줄 모르면 하느님을 믿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바오로 사도도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1티모 6,10)라고 말하며 돈을 사랑하면 믿음도 잃고 고통만 남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다인들은 바뀌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돈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모습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정화하려 하시는 성전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성전 안에서 장사를 하며 하느님을 모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전의 주인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자신의 뜻만을 지키려하니 성전이 예수님 말대로 ‘강도들의 소굴’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성당도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것과 다를 바가 없고 우리 개인도 하나의 성전이기에 돈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강도의 소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주인으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것을 알려주려 오셨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주님 앞에서 돈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나의 처지를 인정받으려 할 수 있습니다.

성전은 ‘기도하는 집’이 되어야합니다. 
기도는 그분의 뜻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그분을 나의 주인으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분이 주인이 되시면 죽음도 이기게 됩니다. 
하느님이 영원한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내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그분의 뜻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내 안에서 이루어져야합니다. 
충고해주는 전문가를 무시하는 식당 골목 사장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골목식당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인 음식점 사장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방영을 하지 않습니다. 
변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시청자들에게 보여줘 봐야 서로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변해야하는지를 가르치는데 변하려하지 않으면 가르치는 그 사람은 그 배우는 사람에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스승으로서 제자에게 살인을 당한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모습이 오늘 복음처럼 예수님을 죽이려하는 유다 지도자들과 같습니다. 
변화가 없으면 변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서 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변하려하지 않는 것이 가르치는 이를 죽이는 일입니다. 
그러니 그 전문가는 조금씩이라도 변화되어 결국 잘 되는 것을 보여주는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갑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 돈을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려는 강도들의 소굴이 된 우리 마음에는 더 이상 머물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의 운명처럼 망하게 될 것입니다.  
 
기도하는 집은 그분이 원하는 대로 변하는 집입니다. 
조금씩이라도 그분 뜻에 의해 변하고 있다면 그 집은 기도하는 집이고 영원히 살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재물을 미워하고 나눔을 사랑합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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