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독서 : 요한 3서 5-8
복음 : 루카 18,1-8
< 변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꾸준할 수밖에 없다>
심리학자이며 작가이기도 한 윌리엄 제임스 씨는 모든 사람은 도덕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귀찮은 일을 한 가지씩 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매일 훈련함으로써 얻어지는 그 도덕적 “근육”들은 계속 사용하고 운동을 함으로써 자라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일어나는 작은 유혹들도 그 근육들을 사용함으로 물리칠 수 있고 또 더욱 강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무언가 끊어야 할 것, 혹은 해야 할 것을 찾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윌리엄씨의 주장은 마치 신화 속의 한 젊은이와도 같습니다.
그 젊은이는 들판에서 갓 태어난 송아지를 데리고 와서 밖에 나갈 때면 언제나
그의 팔에 안고 다녔습니다.
송아지의 무게는 매일 늘어났지만 젊은이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하였습니다.
매일 송아지를 안고 다니자 그의 힘도 송아지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과 같이 늘어갔으며
송아지가 자라서 커다란 소가 되었을 때도 젊은이는 그 소를 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딱 두 개밖에 없습니다.
변하고 싶은 마음과 변하려는 의지입니다.
사람으로 살다가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싶다면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의지적으로 하느님의 자녀처럼 살려는 노력이 매일 행해지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매일 행해지는 것들은 ‘습관’이 됩니다.
한 번에 변하는 사람도 없고 하루에 다 크는 나무도 없습니다.
아기가 네 발로 걷다가 두 발로 걷고 싶다고 해서 바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믿으면 습관들이기가 시작돼야합니다.
문제는 변하기 위해 습관들이기를 할 때 너무 큰 것부터 시도한다는데 있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서, 책을 읽기 위해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일 년 치 계획을 세워놓습니다.
일 년에 10킬로 감량, 책 10권 읽기, 영어 문장 1,000개 외우기 등입니다.
그러나 그런 터무니없는 계획을 세워놓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평생 책 한 권도 읽기 어렵고 살 1킬로 빼기도 어려운데 그것이 갑자기 내년에 가능하겠습니까?
우리는 스스로가 자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그렇게 대단하지 못합니다.
한 대학에서 과제를 내주고 학생들에게 얼마 만에 끝낼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면 끝낼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두 달이 지나서도 그 과제를 끝내지 못한 사람이 과반수가 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잘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루의 목표를 아주 작게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한 달을 꾸준히 할 수 있다면 그 시간을 늘려가면 됩니다.
저는 자기 전에 한 5분 정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그런 습관을 들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5분이 깨알 같은 글씨로 된 ‘하느님이시오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10권을
자금까지 5번 이상 읽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그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는데 그 책 10권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 번에 읽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 한 번 읽는데 5년 걸렸습니다.
하루에 5분만 꾸준히 읽어도 일 년에 두꺼운 책 2권 정도는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5분을 투자하지 않으면 평생 성경책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만약 성경도 한 번 읽어보지 않고 죽게 되었다면 예수님을 만났을 때 “저는 당신을 알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것 자체가 “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당신을 믿지 않았고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증거가 됩니다.
관심이 있다면 그 관심 있는 것을 위해 하루 5분도 내지 못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끈질기게 청하는 과부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과부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무자비한 판관에게 지치지 않고 청합니다.
이것이 믿음의 증거입니다.
믿음이 없이 꾸준할 수 없습니다.
이루어지리라 믿으니 청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알기 위해 우리가 꾸준히 매일매일 하는 그 무엇이 바로 내가 주님께로 향한 믿음이고 주님께로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람이 매일 음식을 먹고 매일 잠을 자는 것처럼 매일 무언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본성이지, 띄엄띄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닙니다.
매일 꾸준히 5분도 주님을 알기 위해 바치고 있지 못하다면 그것은 변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매일 꾸준할 수 있는 바로 그 시간, 그 시간만큼 그 꾸준하게 하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꾸준함의 정도가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정도와 비례합니다.
이제부터 하루에 꼭 5분 정도는 주님께 바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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