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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1-15 조회수 : 433

11월15일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복음 : 루카 17,20-25

< 하늘나라는 어디 있고, 예수님은 어디 계신가? > 
 
아주대 이국종 교수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국회에 나와 증언하였습니다. 
증언이라기보다는 울분을 터뜨리는 이야기들을 쏟아냈습니다.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참으로 같은 한국 국민이라는 것이 창피해질 정도였습니다.
정부와 시민들의 의식이 참으로 낮다고 느끼게 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은 말만 하고 윗사람 핑계를 대며 10년 째 무전기도 바꿔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카톡 등으로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참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무전기가 얼마나 한다고 지원이 되지 않을까요?
     
이국종 교수는 생사의 순간을 넘나드는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기에 집에도 잘 가지 못하고 쪽방에서 자장면으로 때우며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에서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겠다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거의 지원을 해 주지 않는 것입니다.  
 
심지어 의사인 자신이 빚을 져가면서까지 응급치료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라니 놀랍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다른 의사들은 지방대 출신 의사가 쇼한다는 식으로 댓글을 달고 조롱까지 하는 형편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국종 교수가 자신들의 거울이 되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민들도 의식이 높아야하는데 닥터헬기 민원을 그렇게 많이 넣는다고 합니다. 
시끄럽다고 하며 헬기 내려앉는 장소에 담을 쳐놓으라고까지 말합니다.  
 
전 세계에 긴급구조헬기가 내려앉지 못하도록 민원을 넣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집값 떨어지고 시끄럽게 때문에 그럴 것이지만 만약 자신의 자녀가 다쳐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라도 그렇게 민원을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민원을 넣는 사람들 중에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만약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그렇게 민원을 넣는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신을 믿는 것이지 참 하느님을 믿는 것은 아닙니다.  
 
참 하느님을 참 하느님이 계신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바로 사랑이 있는 곳에 계십니다. 
그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하느님도 계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굳이 찾지 말라고 하십니다.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 하더라도 찾아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왜일까요?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느님에 의해 통치되고 있으면 내가 하느님 나라입니다. 
따로 어디 먼 곳에 위치한 장소적 개념이 아닌 것입니다.
     
또한 당신도 찾아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당신이 오실 때는 마치 번개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칠 때처럼 눈 있는 사람이면 당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당신 이름, 당신 본성, 그러니까 당신 사랑으로 모인 사람들 가운데 당신께서도 함께 계시겠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당신이 머무시는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 있는 곳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입니다.
중증외상환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건축인부들, 택배 배달부들, 소방대원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단 5분 때문에 생사가 갈리는데 자신의 집 앞에 헬기가 내려앉는다고 민원을 넣는다면 그 사람 안에 사랑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집 앞마당을 헬기가 내려앉을 수 있어서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민원을 넣으면 그 사람 안에는 하느님도, 하느님 나라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성당 나와서 주님을 찾아봐도 소용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하는 사람 마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 예수 그리스도는 지금 우리가 사는 바로 여기에서 발견될 수 있어야합니다.
바깥에서 주차문제로 실컷 싸우다가 성당 들어와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이 무슨 신앙이겠습니까?
     
제가 유학 갔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이탈리아 로마의 사이렌 소리는 우리나라 사이렌 소리보다 몇 배는 더 큰 것 같습니다.  
 
한 밤 중에도 온 도시 전체가 울리도록 켜고 다닙니다.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없습니다. 
그래서 잠을 깰 때가 많았는데, 그 소리와 함께 울리는 소리가 바티칸 베드로 성당의 종소리입니다.  
 
그 소리에 대해서도 민원을 넣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을 구하기 위한 사이렌 소리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성당의 종소리는 함께 울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이웃의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참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 진정 신앙인입니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예수님을 만나러 돌아다닐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들이 모인 곳이 곧 하느님 나라이고 그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무시기 때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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