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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0-24 조회수 : 426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복음 : 루카 12,39-48

< 깨어 있으려면 주님의 뜻에 귀 기울이고 있어야 >
 
아프리카 흑인 출신 2세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더 어려운 나라가 미국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케냐 출신 2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고 그것도 연임을 하였습니다.  
 
미국은 역대 백인만이 아니라 케네디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신교 신자만 대통령이 되었던 매우 보수적인 나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버지 얼굴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어머니는 미혼모이고 양아버지는 인도네시아인인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절대 미국의 대통령감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요? 
 
오바마의 자서전에 의하면 자신의 인생을 바꿀 어떤 결정적 순간을 느꼈는데 자신이 미국 대선에 나온 쟌 케리의 지지연설을 할 기회가 왔던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연설문에서는 그가 이런 자리에서 연설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하며, 자신의 아버지는 케냐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외국인 학생이었고, 염소를 키웠으며, 자신의 할아버지는 한 가정의 요리사였다고 말합니다.  
 
세상은 알 수 없는 곳입니다. 
자신이 미국 대통령 출마자의 지지연설을 할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마도 자신이 이런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하는 것처럼 자신의 포부를 밝힙니다.  
 
오바마는 모든 사람은 다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프면 자신도 아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신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할 소명이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은 카인처럼 “내가 동생을 지키는 사람입니까?”라는 말을 하지 않고, “나는 내 형제들을 지키는 사람이고, 내 자매들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나라를 위해 일하게 만들 나의 유일한 믿음입니다.” 라고 말을 합니다.  
 
비록 쟌 케리의 지지연설이기는 하였지만 그의 연설 안에는 장차 자신이 대통령이 될 꿈이 묻어있습니다. 
 
얼마 뒤 이 연설을 통해 쟌 케리가 아니라 당시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가 타임지의 표지사진으로 나오고 세간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계기로 승승장구하여 결국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그런 자리에서 연설을 하게 될 때 이미 하느님께서 자신을 대통령의 자리에 앉히게 하실 뜻이 있음을 깨달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마치 대통령 출마자의 연설과 같은 연설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참조: ‘신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유튜브]

오바마가 그 순간에 어떤 뜻을 느꼈던 이유는 깨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소명으로 창조되었는지를 민감하게 묻는 순간이 가장 깨어있는 순간입니다.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았기 때문에 어떤 순간이 오면 그 뜻을 명확히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깨어있지 못하면 들리지 않습니다. 
저도 시골 영성관에 있지만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그 많은 새소리 중 하나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심히 들으면 상당히 많은 자연의 소리가 항상 들려오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깨어있음은 주님께서 나를 창조하신 이유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노력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소명은 당신의 말씀을 양식으로 다른 종들에게 제때에 나누어주는 역할이라고 하시며 그런 소명을 하고 있는 것이 깨어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치 주인이 정말 안 오시기나 하는 것처럼 먹고 마시고 다른 종들을 괴롭힌다면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라 하십니다. 
왜냐하면 주인의 뜻에 깨어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진화하지 않았다면 창조된 것입니다.
진화했다면 생존이 목적이겠지만, 창조되었다면 창조된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소명’이라 합니다. 
그리고 그 소명을 잊고 마치 생존이 목적인 듯이 살아가는 것을 깨어있지 못함이라 합니다.  
 
아담이 그랬습니다. 
아담은 에덴동산과 그 동물들을 돌보라는 소명을 받았습니다. 
그 소명과 함께 함이 그 소명을 주신 분과 함께 함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아담을 찾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
분명 있어야 할 장소에 있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에 주님께서 찾으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장소에,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분명 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주인이 언제 올지 걱정하지 않으려면 항상 주님과 함께 있는 것처럼 살면 됩니다. 
주님과 항상 함께 있는 것처럼 살려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언제 오시더라도 놀랄 일이 없습니다.
이것이 깨어있음 입니다.  
 
주님의 뜻과 내 뜻이 맞지 않을 때, 나는 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항상 깨어있기 위해 항상 주님의 뜻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야겠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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