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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0-13 조회수 : 411

10월 13일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독서 : 갈라티아. 3,22-29
복음 : 루카 11,27-28

< 나에겐 주님의 뜻이 행복인가, 괴로움인가? >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는 동생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무기징역자로 수감돼 있는 형을 악명 높기로 소문난 교도소에 들어가 탈출시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교도소는 워낙 경계가 삼엄해서 누구도 탈출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동생까지 죄인으로 자신을 찾으러 감옥에 들어왔으니 형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동생이 온 몸에 새긴 문신이 바로 그 교도소의 지도이고 완벽하게 짜인 탈출 방법임을 알게 되었을 때는 형도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됩니다.  
 
평생을 무기징역자로 감옥에 있어야 하는 형에게 그 감옥을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은 그 자체로 행복입니다. 
그리고 그 동생을 쫓아 감옥을 탈출하여 결국 누명을 벗게 됩니다.

참다운 행복은 우리를 가두고 있는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환경으로부터 탈출할 때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탈출시키기 위해 우리 불행 안으로 들어오신 분의 뜻이 우리 행복의 시작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여인이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여인의 행복의 기준은 사랑하는 분과 함께 머무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행복은 함께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무르는 분의 뜻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함께 있기만 하면 뭐하냐는 것입니다.  
 
부부가 한 집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평생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런 행복은 한계가 있습니다. 
참 행복은 누군가의 뜻으로 내 뜻을 죽이는데 있습니다. 
내 뜻 자체가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감옥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십일조를 내라고 하는 주님의 뜻이 우리에게 정말 기쁨일까요? 
그 뜻이 행복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에 주님과 함께 머물기 위해 성당엔 나오지만 십일조는 내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 따르면 모든 악의 근원이 돈을 좋아함이고(1티모 6,10 참조) 하느님을 사랑하려면 돈은 미워해야 한다고 합니다.  
 
감옥이 행복이라고 믿으면 감옥에 들어와 자신을 탈출시켜 주려고 하는 이를 비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뜻이 참 행복임을 먼저 믿어야합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고 결국엔 주저앉아 우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에겐 장난감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그러나 이젠 그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가 아닙니다.  
 
이때 어머니는 그 아이에게 컴퓨터를 사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더 이상 장난감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장난감을 갖지 못한 고통스러움은 자연스레 사라집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세상의 집착으로부터 끊기 위한 선물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있기에 우리는 세상 것을 좋아하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 내 뜻을 없애는 것이 오히려 참 행복의 이유인 것입니다.

일반 대학교 다니며 결혼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보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이때 사제가 되고 싶은 마음이 밀물처럼 밀어닥쳤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주님의 뜻을 알면서도 1년간 버텼습니다. 
주님의 뜻이 나의 행복을 빼앗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주님의 뜻이 저를 수많은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었음을 압니다.
결혼을 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임을 압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과 함께 머무는 것만이 행복이 아닙니다. 
주님의 뜻이 내 안에서 나를 바꾸어놓아야 행복해집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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